바그다드 카페
사막카페서 만난 두 여인
바그다드 카페(K1 밤 12시50분) =“아 엠 콜링 유~.” 황량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여자 가수의 애잔한 목소리가 먼저 귀에 꽂히는 영화다. 모래 바람과 엉킨 하모니카 소리 등이 마음을 울려 영화 음악의 힘을 보여준다. 여자들의 우정이 삭막한 사막을 포근한 쉼터로 바꿔놓는 마법 같은 영화다. 사막 한가운데 외따로이 서 있는 바그다드 카페의 주인 브렌다는 얼굴에 짜증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커피 기계가 망가져도 고칠 생각도 안 한다. 속만 썩이는 남편과 아이 때문에 지쳐버렸다. 어느날 카페에 독일 여자 야스민이 커다란 가방을 들고 터덜터덜 들어온다. 야스민은 여행 도중 남편과 싸우고 헤어져 떠도는 중이다. 자기 가방을 챙긴다는 게 그만 남편 걸 가져와 버렸다. 브렌다는 남자 옷이 잔뜩 들어 있는 야스민의 가방을 보고 도둑이 아닌지 의심한다. 불청객인 줄만 알았던 야스민이 마술쇼를 시작하면서 카페는 활기를 띈다. 브렌다와 야스민은 어느새 가장 깊은 고민을 털어놓는 사이가 된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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