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상처 짊어진 보통사람들의 얽힌 운명
길(K1 밤 12시50분) =배창호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모두 맡았다. 소설 <배따라기>와 닮은 토속적인 이야기다. 얽히고 설킨 운명을 견디며 우직하게 제갈길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묵직한 감동을 준다. 태석은 꾀부릴줄 모르고 풀무질에만 정성을 쏟는 대장장이다. 그는 단짝 친구 득수 때문에 살인을 저질러 옥고를 치렀다. 아내와 득수 사이를 의심해 큰 상처까지 가슴에 품게 됐다. 20여년 전국을 떠돌던 그는 어느 겨울 젊은 여자 신영을 만난다. 알고보니 신영은 득수의 딸이고 아버지 장례식에 가는 길이다. 봄꽃 흐드러진 지리산 자락, 만경평야, 강원도 임계의 외딴 여인숙 등 애잔한 풍경 위로 모루처럼 무거운 상처를 짊어진 보통 사람들의 삶을 점묘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다가도 끈질긴 정 때문에 결국 서로를 보듬고 마는 따뜻한 사람들이다. 12살 이상 시청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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