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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친절한 종옥씨가 멱살잡고 주먹질?

등록 2008-02-03 21:13수정 2008-02-04 08:42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촬영현장
불의를 못참는 강력계 ‘아줌마 형사’
불행 딛고 꿋꿋하게 사는 모습 그려
첫 액션 도전 배종옥 “신나요, 하하”

“때려준 사람 잡아들이고 밥 벌어먹고 사는 형사다. 어쩔래!”(박정금)

“경찰 불러야 되겠어. 경찰, 핸드폰 어딨어.”(남자)

배종옥이 휠체어 탄 남자(김영민)의 멱살을 꽉 부여잡는다. 금방이라도 불끈 쥔 주먹으로 한 대 칠 것 같더니, 남자를 패대기치고 가버린다.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자 고개를 숙이며 격한 감정을 추스리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서울 잠실의 한 공원. 2일부터 전파를 탄 문화방송의 주말극 <천하일색 박정금>(연출 이형선 극본 하청옥·토, 일 오후 7시55분) 촬영이 한창이다. <천하일색 박정금>은 억척스러운 아줌마이자 강력계 형사인 박정금(배종옥)의 밝고 경쾌한 삶을 그린 드라마다. 이날 촬영은 드라마 4회분으로 애인의 오빠에게 맞은 것을 빌미로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내려는 한 남자를 주인공 정금이 만나는 장면이다. 정금은 마사지 업소를 다니며 학비를 보태준 애인을 버리고 크게 다치지도 않았는데 돈까지 챙기려는 피해자의 몰상식한 태도에 화를 낸다. 약자의 편에 서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금이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랜만에 타이틀롤을 맡은 배종옥은 “박정금은 의리있고 시원시원한 형사아줌마”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건강함과 밝음이 돋보이는 캐릭터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한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고 그 와중에 아들을 길에서 잃어버린 박정금은 겉으로 볼 때는 행복할 것이 전혀 없는 인물이지만 불행한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요.” 그런 박정금에 대해 이형선 피디는 “아줌마판 삼순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정금이는 항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을 달래줘요. 그가 악한 이들에게 날리는 통쾌한 액션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형사라는 직업을 택한 건 떡집, 식당을 차리는 등 정적인 일을 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아줌마 성공기보다 더욱 위풍당당한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촬영현장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촬영현장
다시 촬영이 시작되고 배종옥은 어디에서 힘이 나왔는지 남자를 힘차게 밀쳐낸다. 그래도 “(배종옥씨가) 제일 몸을 안 쓰는 날”이라고 한 스태프가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강력계 형사를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 액션이 자주 등장한다. 박정금 역을 맡아 처음으로 액션신을 하는 배종옥은 초반에 도주 차량 추격전, 범인과의 일대 일 격투신 등을 모두 대역없이 소화했다. 배종옥은 “지난해 12월부터 액션 스쿨을 다니며 기본 동작을 배웠는데 그래도 짧은 기간이라…. 액션신이 어설프게 나올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내 “처음 해보는 액션 연기가 재미있고 신난다”라며 웃는다.


다섯 차례 촬영을 반복한 끝에 “컷”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다. 배종옥은 “여기 옷 좀 갖다줘” 라며 얇은 환자복을 입은 후배 연기자를 챙긴다. 박정금에서 친절한 배종옥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다음 장면에서 박정금은 어떻게 할까. 이형선 피디는 “몰상식한 남자를 가만히 놔둘 박정금이 아니죠. 선글라스를 끼고 변장해 그 남자를 찾아갑니다. 거기에서 코믹하고 통쾌한 액션이 준비돼 있어요. 기대해주세요(웃음)”라고 전했다. ‘아줌마판 삼순이’ 박정금의 이야기는 앞으로 38회에 걸쳐 펼쳐질 예정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제작진이 꼽는 드라마의 3색 재미

<천하일색 박정금>에는 휴먼, 멜로, 액션이 버무려 있다. 각기 다른 장르 속에서 펼쳐지는 엄마이자 딸 박정금, 여자 박정금, 형사 박정금에 대한 세가지 이야기.

■ 진한 가족애=가족극에서 빠질 수 없는 가족의 끈끈한 정은 극 전반에 흐른다. 정금은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아들을 키우는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두 아들 중 첫째아들을 길에서 잃어버린 뒤 가슴 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수사하다 큰아들 나이뻘의 이들을 보면 아들에 대한 그리움에 젖는다. 어머니 윤씨(나문희)와 둘째 아들과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오순도순 살아간다. 집에서 일하던 가정도우미와 재혼한 아버지 종필(박근형)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제작진은 자신의 이혼 과정에서 불행해진 아들을 보며 비로소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버지와 화해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가족극의 끈끈한 감동을 주겠다고 한다.

■ 중년의 농익은 사랑=“남자들은 다 싫다! 위선적이고 가증스럽고. 그렇지만 나도 죽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그 부족한 것들한테 여자로서 사랑받아 보고 싶다.” 여자로 인정받고 싶은 박정금에게 두 명의 멋진 남자가 다가온다. 정금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내과의사 용준(손창민)과 변호사 경수(김민종). 아파트 건설사의 이중분양으로 한 아파트에 살게되는 용준, 아버지의 재혼으로 동생이 된 유라(한고은)의 약혼자 경수와의 다른 빛깔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이형선 피디는 “청춘물에서는 볼 수 없는 깊이있고 가슴 시린 중년의 사랑을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 코믹 가미한 액션=형사 박정금은 코믹이 가미된 액션을 보여준다. 이종연 무술감독은 “박정금의 아줌마 형사라는 점을 살리기 위해 완벽한 액션을 보여주는 예스마담 같은 분위기가 아닌 억척스러우면서도 코믹한 느낌으로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범인과의 일대 일 격투신에서 사타구니를 차거나 쓰레기를 던지거나 발을 잡고 늘어지는 등 모습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는 와이어를 이용해 2층에서 떨어지는 장면과 합기도 호신술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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