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란 노동자들의 차가운 현실
겨울(교 밤 11시) =이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들이 힘겨운 삶에서도 피어난 따뜻한 인간애에 초점을 맞춘다면 역시 이란 감독인 라피 피츠는 차가운 현실을 그저 냉정하게 바라본다. 노동자 모크타에게 현실은 겨울만큼 냉혹하다. 눈발 날리는 테헤란은 냉기와 공장의 기계 소리가 차있고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지만 쉽사리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철길 옆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허름한 집에 아내 카툰과 딸을 남겨 둔 채 모크타는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 가족과 소식이 끊긴 지 몇 달 뒤 카툰 곁으로 돌아온 건 한쪽 다리마저 잃은 모크타의 주검이다. 홀로 남은 카툰 주위에 시계공 말하브가 맴돌고 카툰은 말하브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춥고 배고픈 현실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말하브마저 모크타를 뒤따라 일거리를 찾아 떠나려 한다. 15살 이상 시청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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