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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원작과 다른 ‘마마보이’ 제 설정이죠”

등록 2008-02-17 20:14

‘겨울새’ 주경우 역 윤상현
‘겨울새’ 주경우 역 윤상현
‘겨울새’ 주경우 역 윤상현
오는 3월2일 막을 내리는 문화방송 주말드라마 <겨울새>의 최대 수혜자로 윤상현을 꼽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가 보여준 ‘마마보이 주경우’ 연기는 “찌질이”, “쪼다 경우” 등의 별명을 낳으며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그가 엄마 강여사(박원숙)에게 어린애처럼 보채거나 애교 떠는 장면들을 블로그에 퍼날랐다. “1주일에 서너 장면이던 분량이 시청자 반응 덕분에 9회부터 스태프들이 ‘할리우드 배우’라고 놀릴 정도로 늘었다”며 신바람이 난 그를 일산 촬영현장에서 만났다.

주경우는 원작에 있는 인물이지만 드라마에서 윤상현에 의해 재탄생했다. 정세호 피디는 “배우 신성일 느낌으로 무게있게 가자고 했다”는데, 윤상현은 3개월 연구 끝에 주경우를 “조금 모자라는 마마보이”로 설정했다. “원작을 읽고 경우가 불쌍했어요. 이렇게 괴팍하고 무뚝뚝한 사람과 누가 친해지려고 할까. 드라마에서는 말도 많고 귀여운 아이 느낌을 담아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경우의 아픈 속내를 끄집어내려고 노력했단다. “아빠가 일찍 죽고 자신만 바라보는 엄마와 살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거에요.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은 아닌 걸 알기에 내 아들도 그렇게 될까봐 가정을 지키고 싶어한다는 걸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을 담아 <겨울새>의 결말은 경우가 영은(박선영)과 아들 지훈이와 함께 사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단다.

윤상현은 ‘배우가 내 길이 맞나’ 고민할 때 주경우 역을 만났다. 1977년생으로 스물아홉의 나이에 늦깎이 데뷔한 그는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불꽃놀이> <독신천하> 등에서 도회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주로 성공을 좇는 직장인을 연기했다. 엇비슷한 역할에 회의가 들었다. “사람 냄새 나는 인물이 좋은데 계속 폼잡는 ‘실장’ 역할만 들어오는 거에요. 무게 잡고 멋진 척하는 건 제 성격과도 맞지 않아 고민이 많았어요.” 등산을 하며 무작정 쉬던 그에게 <불꽃놀이>에서 인연을 맺은 정세호 피디가 러브콜을 보냈다. “복잡한 인물을 제대로 소화하고 나면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겠다 싶어 죽기살기로 덤벼들었습니다.”

쉽진 않았다. 주경우는 다정다감했다가 스스로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화를 내고 금세 잦아드는 복잡한 인물이다. 특히 아내 영은(박선영)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9회부터는 대사마다 감정기복이 심해 한 문장도 쉽게 넘어갈 수가 없었다. 손가락을 깨물고,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이고, 양손으로 머리를 치는 등 불안정한 경우의 심리를 표현하려고 세세한 행동까지 연구한 덕분에 첫 대본 연습에서 감수를 맡은 원작자 김수현씨에게 칭찬받았다. “기분이 너무 좋아 잠을 못잤어요.”

그는 <겨울새>를 통해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을 가장 큰 수확으로 꼽았다.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에요. 그동안은 대본 읽고 내뱉는 데 급급해 진심으로 연기하지 못했어요. 내가 이렇게 감정을 끄집어내서 연기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그는 “앞으로 ‘바보’ 같은, 더욱 색깔있는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사진 엑스타운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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