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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악역인데 사랑받으니 어리둥절하네요”

등록 2008-02-21 19:36

탤런트 정호근 ‘뉴하트’서 질투심 강한 외과의 ‘민영규’역 인기몰이
탤런트 정호근 ‘뉴하트’서 질투심 강한 외과의 ‘민영규’역 인기몰이
탤런트 정호근 ‘뉴하트’서 질투심 강한 외과의 ‘민영규’역 인기몰이
“욕 안 먹고 사랑받으니 어리둥절한데요?”

문화방송 수목드라마 <뉴하트>에서 ‘최강국’(조재현)의 반대 세력 ‘민영규’로 나오는 정호근(43)은 요즘 얼떨떨하다. “악역인데도 학생들이 ‘아저씨 너무 불쌍하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이다. “데뷔 뒤 악역을 도맡아 욕먹는 데 이골이 났어요. <토지> 때는 구경하던 할머니에게 멱살을 잡히기도 했죠.”

그는 민영규가 사랑받는 “신기한 상황”을 인간 본성을 잘 담아낸 솔직한 모습에서 찾는다. 타고난 실력으로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최강국보다 실수하고 두려워하는 민영규가 오히려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관상동맥 수술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결국 실력있는 후배에게 과장 자리를 내주는 모습에서, 이제 한쪽으로 밀려난 중년들이 가슴을 치기도 했다. “아는 교수님도 내 모습 같다며 씁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1984년 문화방송 공채 7기로 데뷔했다. <물보라>에서 재수생 아들로, <여명의 눈동자>에서 학도병으로 끌려가 죽는 부잣집 아들을 연기했다. “내가 한 가장 착한 역할이에요.” 그런 그가 언제부터 악역전문배우로 낙인찍힌 걸까? “<사과꽃 향기>에서 철두철미한 보도국장을 연기했는데 그 뒤로 악역만 들어오더라고요. 정호근이 악역으로 나온 드라마는 성공한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좋지만 연기 반경이 좁아지는 건 아쉬워요.”

엇비슷한 역할의 아쉬움은 철저한 준비로 달랬다. “역할을 맡으면 영화를 뒤져 비슷한 캐릭터를 찾아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입니다.” 민영규는 <샤이닝> 속 잭 니콜슨의 표정을 흉내 냈다. 황은경 작가에게 민영규가 그래야만 했던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을 넣어달라고 부탁하는 등 이유 있는 악역을 완성하려고 노력했단다. 덕분에 극 중반 족발집 할머니가 죽으면서 병원을 나가야 했던 설정이 “끝까지 버티는” 주요인물로 바뀌었다. “3회까지 지문 한 줄이던 <왕초>의 아베형사도 4회부터 대사가 쏟아졌고, <누나>의 사채업자도 5회에서 35회로 분량이 늘었죠. 다른 사람은 차려놓은 밥상만 맛있게 먹으면 된다는데, 전 늘 밥상을 직접 차린 것 같아요. 하하”

인터뷰 내내 호탕하게 웃는 유쾌한 모습에서 드라마 속 악랄함은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 속 인물 같을 거라는 시선이 가장 힘들어요.” 만화 <날아라 태극호>의 주제곡을 부르고 학창시절 클래식 가수로 상도 받는 등 숨은 재주도 많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끝없는 아리아>의 피에로 연기로 전국 연극제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의 다음 역할은 또 악역이다. “<이산>에서 ‘이산’의 반대 세력으로 투입됩니다. 주어지는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기회는 오지 않을까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정호근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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