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절망의 끝에 선 인간의 심리 그려
밀양(K2 밤 11시 25분)=이창동 감독의 네번째 영화로, 배우 전도연이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삶의 아이러니, 고통과 구원에 대한 통찰 등이 층층이 엮여 있어 주제를 한 줄로 말하기가 불가능하다. 인생의 슬프고 웃긴, 비밀스러운 속내를 들여다보게 해준다. 신애는 절망의 낭떠러지 위에 아슬아슬 서 있다.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남편의 고향인 밀양에 내려와 피아노 학원을 열었다. 그의 곁에는 그와는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 밀양 남자 종찬(송강호)이 맴돈다. 어느 날 신애의 아이까지 유괴범에게 살해당한다. 신애는 미친 듯이 신에 매달리며 겨우 마음의 평안을 찾지만, 아이를 죽인 범인도 신의 도움으로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에 대한 배신감에 시달린다. 신애의 뒤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숨기는 듯 드러내는 송강호의 절묘한 연기도 눈부시다. 19살 이상 시청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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