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이질적 공간에서 만난 외로운 남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E 새벽 1시 5분) =소통은 애초에 불가능하고 외로움만 곰삭아가는 공간에서 섬처럼 분리된 두 사람이 눈빛과 정서를 나누는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50대 영화배우 밥 해리스(빌 머레이)는 광고 때문에 일본에 왔는데 통역은 엉망이고 문화도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이제 막 결혼한 20대 샬롯(스칼릿 조핸슨)은 사진기자인 남편을 따라 일본에 도착했는데 남편은 자기 볼 일에만 바쁘다. 호텔 바에서 만난 샬롯과 해리스는 이질감이 물씬 배어나는 도쿄의 마천루 사이를 헤매며 서로 외로움을 달래준다. 그렇다고 진한 로맨스를 꽃피우지는 않는다. 미국인의 눈에 비친 일본은 괴상하고 우스꽝스럽기만 하다. 다소 미국인의 자기중심적인 시선 탓에 다른 문화를 비하한다는 혐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게 이 영화의 흠이다. 감독 소피아 코폴라. 15살 이상 시청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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