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 의 한 장면
SBS ‘온에어’ 일본식 은어 유감
방송사 드라마국을 배경으로 한 SBS TV '온에어'(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가 리얼리티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방송가의 일본식 은어도 거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 혼란을 주고 있다.
13일 4회까지 방송된 '온에어'에 집중적으로 등장한 은어는 '입봉'. 극중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처음으로 연출하게 되는 이경민 PD(박용하 분)를 두고 서영은 작가(송윤아) 등 주변 인물들이 쓰는 단어다.
실제로 이 단어는 방송가는 물론, 영화계와 연극계에서도 흔히 쓰는 말이다. 어떤 분야에서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연출자나 그들의 작품을 지칭할 때 '입봉'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영어 단어로 하면 '데뷔(debut)'와 뜻이 통하는 단어다.
문제는 이 단어가 일본어의 '잇본(一本)'에서 유래했고, 그 뜻이 '견습과정을 마치고 일정한 기준에 달한 어엿한 기생'이라는 점. 한마디로 은어인 셈이다.
방송에서 외국어가 범람한 지는 오래됐다고 하지만 이처럼 은어까지 아무런 거름장치 없이 쓰는 현실은 씁쓸함을 안겨준다. 무엇보다 이 단어를 사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일반 시청자들은 그 의미를 쉽게 알아듣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들이 '입봉'을 자연스레 우리 말로 받아들이게 될까 우려스럽다.
실제로 '입봉'이라는 단어를 접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온에어'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입봉감독'..대사 중에 저런 말이 자꾸 나오는데요.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일뽕인지 입본인지 이뽕인지 일뽕인지 어찌나 헤갈리던지…. 처음 듣는 단어네요. 저렇게 자주 나오는 단어면 좀 쉬운 걸로 써주셔도 될 걸"(ququ10437), "'입봉'…, 아무리 그래도 좋은 말로 해야지요"(7453055), "'입봉' : 신어.[명사]로 영화 감독, 피디, 카메라맨 따위가 처음으로 영상물을 만듦"(uajordy) 등의 글이 올라와있다. '입봉' 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3류를 뜻하는 '쌈마이'. 주연을 뜻하는 '니마이'와 함께 연예계에서 배우나 역할을 표현할 때 흔히 쓰는 단어다. 이에 대해 SBS의 고흥식 책임프로듀서는 "방송가에서 흔히 쓰는 단어이다보니 실제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제작진이 '입봉'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쓴 것 같다"면서 "방송가에서도 일본식 표현을 순화시키고 걸러서 쓰자는 노력들이 그동안 있어왔지만 그러다보면 어감이 달라지는 것 같아 흐지부지되곤 했다. 이쪽 사람들이 어감이 센 단어를 선호하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온에어'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입봉감독'..대사 중에 저런 말이 자꾸 나오는데요.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일뽕인지 입본인지 이뽕인지 일뽕인지 어찌나 헤갈리던지…. 처음 듣는 단어네요. 저렇게 자주 나오는 단어면 좀 쉬운 걸로 써주셔도 될 걸"(ququ10437), "'입봉'…, 아무리 그래도 좋은 말로 해야지요"(7453055), "'입봉' : 신어.[명사]로 영화 감독, 피디, 카메라맨 따위가 처음으로 영상물을 만듦"(uajordy) 등의 글이 올라와있다. '입봉' 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3류를 뜻하는 '쌈마이'. 주연을 뜻하는 '니마이'와 함께 연예계에서 배우나 역할을 표현할 때 흔히 쓰는 단어다. 이에 대해 SBS의 고흥식 책임프로듀서는 "방송가에서 흔히 쓰는 단어이다보니 실제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제작진이 '입봉'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쓴 것 같다"면서 "방송가에서도 일본식 표현을 순화시키고 걸러서 쓰자는 노력들이 그동안 있어왔지만 그러다보면 어감이 달라지는 것 같아 흐지부지되곤 했다. 이쪽 사람들이 어감이 센 단어를 선호하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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