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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블로그] 연예인들의 이혼 알고 싶지 않다

등록 2008-03-17 11:28

한국방송 드라마 사랑과전쟁중 이혼신청 조정장면 / 한겨레 블로그 신부범
한국방송 드라마 사랑과전쟁중 이혼신청 조정장면 / 한겨레 블로그 신부범
삼촌, 연예인들은 왜 그렇게 이혼을 쉽게 해? 얼마전 명세빈씨 그리고 가수 지누,김준희 커플의 연이은 이혼 소식을 텔레비젼 뉴스를 보고 이제 초등학교 4학년 여자 조카가 나에게 묻는다, 그래서 난 그들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했을꺼야, 하고 그냥 얼버부리고 말았다. 하지만 조카의 예상지 못한 갑작스러운 물음에 그냥 얼버부려 넘기고 말았지만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 보니 연예인들의 이혼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 되는 것은 일반대중과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사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연예인의 결혼이나 혹은 사생활 이야기를 공중파방송 연예정보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통해 듣는다는 것은 대단한 흥밋거리와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공중파방송이나 케이블 채널의 연예정보프로는 항상 대중적 인기가 높다. 그중에서 유명연예인들을 우상으로 여기는 청소년들은 전날에 방송된 연예정보프로그램의 이야기는 단골수다의 메뉴다. 특히 유명연예인들의 결혼이나 이혼은 이야기의 흥미를 더해준다.


그렇다면 유명연예인들의 결혼과 이혼은 일반대중과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으로 다가설까,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반짝이는 유명연예 스타들의 결혼과 이혼소식을 접한다는 것은 그들을 우상으로 여긴 만큼이나 자신들이 평소에 갖고 있던 결혼과 이혼에 대한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사회 통념상 아직은 이혼을 쉽게 해서는 안 될 사안이라는 것을 기본으로 알고 있을 터에 결혼 5개월 만에 혹은 2년 만에 연예인 누구누구는 이혼했다는 소식을 신문과 방송을 통해 쉽게 접하다 보면 "특별한 그들도 갈라서는데" "우리라고..." 식으로 결혼과 이혼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마저도 이로 인해 흔들릴까 염려스럽다.

실제로 모 결혼정보회사 조사에 따르면 결혼적령기의 미혼남녀들은 연예인의 이혼소식이 들릴 때마다 결혼관이 소극적으로 바뀐다고 답한 것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총 응답자 3백34명 중 56%인 187명은 ‘연예인들의 이혼소식에 결혼생각이 없어진다'고 답했고, ‘자신의 결혼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가 31%(104명), ‘결혼을 신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13%(43명)의 순이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언론과 방송이 유명연예인들의 이혼소식을 앞 다투어 보도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을 넘어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때 방송과 신문들이 박철, 옥소리 부부의 이혼 소식을 특종으로 다룰 만큼 요란법석을 떨었는데 이는 해도 해도 너무 하다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봐야 한다. 이는 그들의 이혼소식이 일반대중과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을 떠나 10여년을 함께 한 부부가 헤어질 때 남들이 모르는 아픔이 있을 거란 인간적 연민을 신문과 방송이 경쟁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뭉개버리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그리고 일반대중과 청소년들이 유명 연예인들의 이혼을 바라보는 마음은 앞서 지적했듯이 가치관의 복잡한 혼란을 가져온다. 이혼이라는 것은 아무리 정당한 이유라 할지라도 아직은 우리사회 안에는 결혼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는 매우 부당한 처사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로 인해 일반대중과 청소년들이 이혼에 대한 인식을 혹시나 바꾸게 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쉽게 이혼하는 사회적 추세에 신문과 방송이 앞장서지나 않았나? 반문해 본다.

또 유명연예인 커플 그들도 처음엔 서로 좋은 감정 때문에 결혼했고 그렇지만 살다보니 성격차이 혹은 삶에 대한 가치관이 서로 달라 어쩔 수 없이 이혼해 이르는 일반사람들의 이혼 그것과 하등에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다만 일반사람들에 비해 쉽게 이혼을 결단했을 뿐이고 유명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신문과 방송을 통해 곧바로 알려질 뿐이다.

그런데 그들이 이혼에 부딪쳐 견디기 힘들 때 그 사건마저도 신문과 방송들이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는지 되짚어 볼일이다. 그래서 유명연예인들의 이혼이 일반대중과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연예인 본인들의 이혼의 아픔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연예인 커플들의 이혼소식을 그래서 알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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