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세종>
봄 프로 개편 시청률·수익성 고려…2TV ‘8시 뉴스타임’ 오후 6시로 옮겨
한국방송 봄 프로그램 개편안이 나왔다. 31일부터 1텔레비전에 있던 <대왕세종>이 2텔레비전으로 옮겨가고, 2텔레비전 간판이었던 <8시 뉴스타임>이 6시로 축소 편성된다. 개편 배경을 “프로그램 투자를 위한 재원 선순환구조 정립”이라고 밝혔듯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속내가 반영됐다.
<대왕세종>은 시간을 10분 늘려 2텔레비전 토·일 밤 10시15분에 방영한다. 가장 많은 제작비를 투입해서 만들고 있고, 시청률도 17~18%인 인기 대하드라마를 2텔레비전으로 옮긴 것은 광고 수익을 올리는 한편 같은 시간대 다른 방송사의 주말 드라마와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두가지 포석 때문이다.
원래 이 시간에 방송한 <위기탈출 넘버원>과 <비타민>은 각각 월요일과 목요일 밤 9시로 옮겨 다른 채널 뉴스와 맞서 재미와 정보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드라마와 맞붙어 11~13%의 시청률을 낼 정도로 경쟁력이 있어, 평일에 방송되면 시청률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대왕세종>과 같은 시간이 될 뻔 했던 1티브이 <미디어 포커스>(토 밤 9시40분)와 <취재파일 4321>(일 밤 9시40분)은 방송시간이 1시간쯤 앞당겨진다. 한국방송 쪽은 “주말 9시 뉴스에 이어 심층취재물을 방송해 뉴스 정보의 질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는데, 옮긴 시간대 역시 타방송사 드라마와 시간이 겹치기는 마찬가지여서 크게 생색내긴 어렵다는 평가다.
2티브이 <8시 뉴스타임>은 20분 축소돼 오후 6시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통 뉴스 형식으로 되돌아간다. 20분짜리 <케이비에스 월드뉴스>(월∼목 6시30분)가 새로 생겼지만 <케이비에스 일요뉴스 타임>(일 오전 7시)도 방송시간이 20분 줄어 2텔레비전 뉴스 방영시간은 모두 40분 줄어들게 됐다. 뉴스 시간대가 6시로 바뀌면서 <무한지대큐>(월∼목 6시50분), 일일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월~금 7시40분), <인간극장>(월~금 8시20분)의 방송이 50~60분씩 늦춰져 평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들어간 점도 눈에 띈다.
폐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단막극 <드라마시티> 대신에 성인용 코미디 프로그램 <맛있는 밤>(토 밤 11시)이 새로 생긴 것도 주목거리다. 가요 순위프로그램 <뮤직뱅크>(토 오후 6시30분)는 20분 확대됐고, <무한지대큐>와 <인간극장>도 5~10분씩 늘었다. 이번 개편은 여러모로 ‘시청률 중심주의’라는 비난을 들을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한국방송이 선언한 대로 “불안전한 재정상태가 공영방송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를 볼지 주목된다.
이미경 <씨네21> 기자 friendlee@cine21.com,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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