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기적 없는 현실 속 가난한 청춘의 초상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k2 밤 12시45분) =워렌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가 나왔던 같은 제목의 고전과는 상관 없는 한국 영화다. 전작 <마이 제너레이션>에서 카드빚에 빠진 청춘의 초상을 흑백 영상에 쓸쓸하게 담았던 노동철 감독의 작품이다. 대리운전을 하는 기수(김병석)는 잠을 줄여가며 일을 하는 탓에 눈꺼풀이 항상 무겁다. 그의 꿈은 몰디브에서 드럼 연주를 하는 것이다.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종대(유아인)는 철이 덜 들었다. 사는 게 갑갑한 그는 탈출구로 진짜 총을 갖고 싶어 한다. 총을 사려고 기수에게 돈을 빌린 종대는 사기를 당하고 김 사장의 꾐에 빠져 조직폭력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기수의 고난은 끝이 없어, 친 형이 조카만 남겨두고 사라져버린다. 폭력 사건에 휘말린 종대는 기수와 도망가려 한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고 그들은 팍팍한 결말을 향해 간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 얼굴 가득 햇살을 담은 유아인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스크린을 채운다. 지나친 미화도 절망도 피한, 가난한 청춘에 대한 보고서 같은 영화다. 19살 이상 시청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