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총각들의 ‘좌충우돌’ 육아기
KBS2TV 수목드라마 ‘아빠 셋 엄마 하나’ 내달 2일 첫 방송
분명 태몽인데 어딘가 이상하다. 얼굴 크기만한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사과나무를 본 나영(유진)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사과를 따서 남편에게 던지자 갑자기 남편의 절친한 세 친구가 나타나 방해를 한다. 던지는 사과마다 남편 대신 친구들이 받는 게 아닌가. 꿈을 깨니 임신이란다.
4월2일부터 방송하는 한국방송(2TV) 새 수목드라마 <아빠 셋, 엄마 하나>(극본 조명주, 연출 이재상)는 무정자증인 친구에게 정자를 기증한 세 남자와 이를 모르고 임신했으나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어 혼자 애를 낳아 키우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총각인 세 남자가 친구 대신 아기를 돌보며 일어나는 육아 전쟁과 아기 엄마와의 로맨스를 그린 코믹멜로 소동극이다.
혼자서 애를 키우며 분유값을 벌려고 고군분투하는 엄마 나영 역은 유진이 맡았다. 유진에게 엄마 역은 <원더플 라이프>에 이어 두번째다.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임신 장면은 이번에 처음 촬영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지난 작품에선 남편의 사랑을 못 받았으나 이번에는 죽은 남편 뿐만 아니라 세 남자의 사랑을 받아 즐겁다”며 웃었다. 불임으로 고통받는 친구를 위해 정자를 모으는 우정을 보여준 세 친구는 조현재, 신성록, 재희가 연기한다. 치사한 구두쇠로 갑부집 딸과의 결혼이 목표인 펀드매니저 수현(조현재), 우직한 의리의 사나이인 강력계 형사 경태(신성록), ‘폼생폼사’ 바람둥이 만화가 광희(재희) 역으로 나오는 세 남자는 아기 돌보기와 함께 나영에게 호감을 품은 남자를 경계하는 것에도 한 뜻을 모은다. 실제로도 미혼인 세 배우는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임신과 육아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하는 중이다. 극중에서 임산부 체조도 해봤다는 조현재는 “아기를 안아본 적도 없어 서투른 모습이 연기로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세 남자와 아기라는 설정은 얼핏 영화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를 떠올리게도 한다. 조명주 작가는 “철 없는 세 남자가 자신의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핏줄에 끌려 아기를 돌보게 되다가 결국 핏줄에 좌우되지 않는 올바른 인간관을 형성하면서 아기와 아기 엄마, 자신과 세상까지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나영의 딸 하선 역을 맡을 아기 캐스팅에도 공을 들였다. 50일, 100일, 12개월이 된 아기 세 명이 16부작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시간 흐름에 맞춰 등장할 예정이다. 이재상 피디는 “싱글맘을 다룬 드라마들이 멜로에 중점을 뒀다면 <아빠 셋, 엄마 하나>는 아기를 키운 적이 없는 남자들의 육아기에 비중을 둔 만큼 멜로보다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영 <씨네 21> 기자 instyle@hani.co. 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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