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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오락프로그램 ‘아나테이너’ 약발 다 됐나

등록 2008-03-30 14:27수정 2008-03-30 14:34

점잖지 못한 아나운서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송현 한국방송 아나운서/ 상상플러스
점잖지 못한 아나운서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송현 한국방송 아나운서/ 상상플러스
TV 버라이어티쇼에서 아나운서 잇따라 퇴장

여자 아나운서들이 지켜오던 KBS 2TV '상상플러스'의 안방마님 자리에 가수 이효리가 투입된다.

'상상플러스'는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노현정 아나운서를 스타덤에 올려놓으며 아나운서 열풍의 기폭제가 된 프로그램. 이 때문에 이번 진행자 교체는 단순한 MC 교체 이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를 합성한 '아나테이너'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아나운서들이 오락프로그램에서 전방위 활약을 펼쳤으나 최근 그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나테이너 시대 '주춤'

지난해까지 각 방송사들은 아나운서들을 오락프로그램에 적극 배치하며 경쟁적으로 아나테이너를 키워냈다. 제작진은 저렴한 비용에 시청자의 관심까지 모을 수 있는 아나운서의 섭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각 오락프로그램에 MC로는 물론 패널로도 아나운서들이 무리지어 출연했다. 아나운서들이 '섹시 댄스'를 추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연예인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스타 아나운서들이 생겨났고 대중은 그들의 사생활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오락프로그램에 아나운서가 나온다는 사실은 더 이상 성공의 '보증수표'가 되지 못한다.


실제로 아나운서들이 대거 출연한 MBC '지피지기'가 폐지됐으며 SBS '일요일이 좋다'의 '기적의 승부사' 코너도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나테이너에 대한 달라진 시선

오락프로그램 속 아나운서들의 모습에 호기심을 보였던 시청자들이 '식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나운서들은 신비감을 벗고 연예인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게 됐다. 이와 함께 아나운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아나운서의 오락프로그램 출연은 자연스러운 풍조가 됐지만 그 위상을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아나운서 카드로 특수를 누렸던 오락프로그램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가거나 다른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방송사 안팎에서 아나테이너에 대해 돌아보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KBS 아나운서팀은 최근 아나운서들의 오락프로그램 패널 출연을 자제시켰다. 아나운서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건진 KBS 아나운서팀장은 "오락프로그램 출연을 자제시킨다기보다 너무 잦은 패널 출연을 자제하자는 것"이라며 아나테이너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며 아나운서들이 연예프로그램에 많이 진출한다고 해서 연예인화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아나테이너 그 후?

오락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들의 활약이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전히 아나운서는 지명도와 이미지라는 값진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아나운서의 출연은 고액의 출연료 없이 출연 수당만 지불하면 된다는 측면에서도 포기하기 힘든 유혹이다.

다만 아나운서들이 지성과 교양이라는 바탕 위에 '끼'를 살려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김영찬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아나운서들이 프로페셔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은 직업적 정체성에 맞는 분야"라면서 "최근 아나운서의 오락프로그램 출연은 시류에 편승한 잘못된 트렌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나운서들의 오락프로그램 출연은 잠시 수그러든다고 해도 언제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면서 "연예인과 함께 하는 패널이나 집단 MC보다는 에듀테인먼트 혹은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 출연이 바람직하고 공영성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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