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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차화연 “내 인생의 후반전을 뛴다”

등록 2008-03-31 17:06수정 2008-03-31 17:49

31일 기자회견서 컴백 소감 밝혀
"내 인생의 후반전을 위해 컴백했습니다. 후반전을 잘 보내야하고 잘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내린 결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를) 함부로 할 수도 없고 함부로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스물일곱의 꽃다웠던 '미자'가 어느새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돼 대중 앞에 다시 섰다.

4월21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일일극 '애자 언니 민자'(극본 윤정건, 연출 곽영범)를 통해 21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하는 탤런트 차화연(48)이 31일 오후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귀 심경을 밝혔다.

흰색 셔츠, 검은색 바지의 단아한 차림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반갑고 감개 무량하다. 이 자리에는 저를 아는 분보다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다. 다시 스타트를 하는 소감을 너무나 설레고 들뜬 기분이다.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며 벅찬 표정을 지었다.

김수현 작가의 1987년 대히트작 '사랑과 야망'의 '미자' 역을 끝으로 결혼과 동시에 은퇴를 선언했던 차화연은 그동안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며 연예계를 떠나 있었으나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얼마 전부터 복귀를 모색해왔다.

--어떻게 컴백을 하게 됐나.

▲'사랑과 야망'을 촬영할 때 매일 밤을 거의 새우며 촬영했는데 당시 우리 남편이 "참 이상한 직업이 다 있다"며 못마땅해했다. 나도 그 작품을 끝내면서 좀 쉬고 싶었고 그 상황에서 남편도 연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연기를 더 이상 안 하게 됐다.

그동안은 여느 주부와 다름없이 평범하게 아주 잘 살았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나에게도 일이 있어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그게 컴백의 가장 큰 동기가 됐다. 또 우리 막내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내 품을 떠나자 나라는 존재, 엄마라는 존재가 차츰 설 자리가 없어졌다. 그래서 내가 일을 다시 하면 어떨까 생각해보게됐다.

그게 지난해 9월 쯤이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연기 재개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4개월을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만약 연기를 다시 하지 않으면 5년이나 10년 뒤에 후회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남편이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했다. 4개월 간 고민한 것은 4개월 간 남편을 설득했다는 뜻도 된다. 남편에게 사춘기 때 여자의 심정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나도 사춘기를 맞이할 것이다. 혹시 갱년기 때 여자의 마음을 아느냐'며 설득했다. 지금도 우리 남편은 100% 축하해주는 상태는 아니지만 속으로는 축하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는 엄마가 밖에 나가는 것을 싫어했지만 크고 나니 지금은 엄마에게도 일이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다니는 딸 아이는 내게 '엄마의 직감이나 능력을 믿어'라고 얘기해준다. 오늘 딸 아이가 봄 방학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공항에 못 나가줬다.

--20대 때와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아직 시작을 안해서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20년간 주부의 일을 하면서 가장 큰 인생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토대로 연기를 하면 더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어떻게 관리를 해왔나.

▲운동은 꾸준히 계속 했다. 얼마 전부터는 살이 좀 붙어 트레이너와 함께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기운이 하나 없고 편두통이 심했을 때 주변에서 번데기를 먹어보라고 해 번데기를 먹었더니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이 들으면 뭐라 하시겠지만 저는 효과를 봤다.(웃음)

--'사랑과 야망'이 리메이크됐을 때 어떤 느낌었나.

▲굉장히 반가웠다. 청년 시절도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식구들 모르게 한고은 씨가 연기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따라해봤다. 한고은 씨 연기를 보며 '그때는 저랬지'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사실 리메이크작에서는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역시 재미있었다. 김수현 선생님 작품은 언제나 재미있는 것 같다.

--20년 만에 대본 연습을 한 소감은 어땠나.

▲굉장히 서먹서먹하고 쑥스러울 줄 알았는데 마치 세월을 뛰어넘은 것 같았다. 20년의 세월을 넘어선 것처럼 마치 1년만에 다시 만난 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잘 했어. 이덕화, 한진희 선배님을 보고 "1년 전의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고 말했더니 그들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더라. 별 어려움 없이 잘 했다.

후배들도 저희 때보다 잘 하더라. 사실 내게 '선생님'이라고 해 깜짝 놀랐고 듣기도 거북했다. 어느새 내 나이가 이렇게 들었나 걱정도 됐다.(웃음)

--요즘 후배들 중 누가 눈에 띄나.

▲한채영 씨가 너무 예쁘다. 우리 시대에는 'S라인'이 별로 없었는데 한채영 씨는 몸매가 예술이고 정말 예쁘다. 난 그런 몸매를 가져본 적도 없었고 부럽다. 요즘 젊은 배우들은 연기도 잘하고 너무 예쁘다.

--요즘 드라마의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데 부담감은 없는가.

▲왜 부담이 안되겠는가. 은퇴 전에도 연기를 10년 정도 했는데 시청률에 따라 연기하지 않았다. 그저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하면 시청자들이 알아준다고 생각했다. 물론 시청률이 높으면 좋다.

--망가지는 역도 할 수 있나.

▲참고로 저는 나문희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한다. 복귀 결심을 했을 때 나문희 선생님처럼 망가지는 역할이 들어오면 나도 저렇게 잘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잘해냈으면 좋겠다.

--이젠 주연만 할 수 없는 나이다.

▲물론이다. 좋은 조연이면 얼마든지 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내가 젊은 스타성을 가진 배우도 아니고 이제는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은 나이다.

120부작인 '애자 언니 민자'는 언니 민자가 부잣집 아들과 선보는 날 몸이 아파 못 나가게 되자 동생 애자가 대신 나가면서 출발하는 이야기. 이를 계기로 인생의 행로가 바뀌어 버린 자매의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차화연이 연기하는 민자는 착하고 포용력이 강한 캐릭터로 이기적인 동생을 감싸 안으며 사는 밝은 여성이다.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간 대신 자신은 평범한 집에 시집을 가고 곧 남편과도 사별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역이다.

1978년 TBC 공채 탤런트 20기로 뽑혀 연기 인생을 시작한 차화연은 아담한 체구, 인형 같은 오밀조밀한 마스크로 스타덤에 올랐고 '금남의 집' '참새와 허수아비' '도시에서 우는 매미'를 거쳐 '사랑과 야망'의 '미자' 역을 통해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사랑과 야망'은 2006년 김수현 작가-곽영범 PD가 다시 손잡고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았으며 리메이크작에서는 한고은이 미자 역을 연기했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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