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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국내 최초 ‘동성애자’ 일상과 갈등 14일 공개

등록 2008-04-13 20:13수정 2008-04-13 23:58

<커밍아웃>
<커밍아웃>
홍석천 진행 tvN ‘커밍아웃’…선정성과 진정성 사이 평가 관심
국내 동성애자들의 일상과 고민을 다룬 프로그램이 첫선을 보인다. 케이블 채널 티브이엔에서 오늘 밤 12시 전파를 타는 <커밍아웃>에는 실제 동성애자가 출연해 그간의 삶과 ‘커밍아웃’에 대한 심리적 갈등을 털어놓는다. 진행자인 홍석천은 지난 2000년 스스로 커밍아웃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연자에게 이후 펼쳐질 삶의 다른 국면을 이야기해 준다. 카메라는 출연자가 다니는 학교, 교회,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클럽 등 일상 공간을 뒤쫓아 비추며 주인공이 처한 환경과 문화를 보여준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백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왜 하필 티브이를 통해 대국민 커밍아웃 방송을 하는 것일까? 연출을 맡은 최승준 피디는 “국내 동성애 인구가 5%나 되는데 이들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 사람의 커밍아웃은 개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민감한 소재인만큼 무엇보다 ‘휴머니티’를 바탕에 두고 제작할 계획이다. 최 피디는 “녹화 당시 게이 커뮤니티에 공고를 올리자마자 출연 신청이 줄을 이을 만큼, 그들 역시 소통의 통로가 필요했던 것”이라며 “첫 출연자는 자신이 잘못한 게 없는데도 이제껏 ‘게이’란 말을 한 번도 입에 담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휴머니티가 실제 방송에서 구현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7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미리 공개된 영상에는 주인공의 성행위 장면이 포함됐는데, 성행위가 사랑 없이 그저 동성애자로서의 통과 의례 정도로 표현돼 논란을 빚었다. “시청자들이 동성애자들을 육체적 사랑에만 몰두하는 이들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최 피디는 “주인공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했고, 인간이 정신적 사랑뿐 아니라 육체적 사랑으로 자신의 성적 취향을 분명히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장면을 생략한다면 또 다른 왜곡일 것”이라고 항변했다. 결국 최종 완성본에는 첫 공개 영상의 절반인 15초로 분량을 축소했다.

주인공의 사생활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모자이크가 난무하고 몰래카메라 형식이 삽입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마치 보아서는 안 될 것 같은 현장을 훔쳐보는 느낌이 드는 것도 “동성애자들의 존재와 그들의 문화를 양지로 이끈다”는 애초 취지를 빗나간 대목이다. 성적 소수자들 중에서 왜 남성만 주목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종종 ‘미끈한’ 남성의 몸을 훑는 카메라와 더불어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구혜진 <씨네21> 기자 999@cine21.com, 사진 티브이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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