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선
토크쇼 처음 맡은 신봉선 ‘몸·말·연기개그’ 삼박자 척척
과장된 행동으로 웃기는 ‘몸개그’, 입담을 내세운 ‘말개그’, 능청맞게 역할을 소화해내야 하는 ‘연기개그’까지, 삼박자 쿵짝 잘 맞춰가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개그우먼은? 신봉선(28), 둘째 가라면 서럽다. <해피투게더> <개그콘서트> <무한걸스> <폭소타임머신 시즌2> 등 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오는 26일 첫 방송하는 토크쇼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에서는 드디어 자기 이름까지 내걸고 진행자가 됐다.
“배울 게 너무 많아요. 이야기의 흐름을 타다가 알맞을 때 치고 들어가야 하는데 매번 그때인가 헷갈리기도 하고요. 자기 캐릭터를 드러내야 하는데 그렇다고 억지로 자기 캐릭터를 만들면 안 웃기거든요.” 목욕탕 탈의실에서 초대 손님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해피투게더>는 1시간짜리 방영분을 상세한 대본 없이 7시간에 걸쳐 찍는다. “10번 말해 4~5번 웃기기도 쉽지 않아요. 일단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해요. 개그맨들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한데, 안 웃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 앞으로 버리려고요. 자신감이 없으면 어디서 무슨 일을 해도 잘 안 되잖아요. 자신을 믿고 제 느낌대로 가는 게 중요하죠.”
<해피투게더> ‘도전 암기송’은 실제 사우나 안에서 진행된다. 20분 분량 내보내려고 보통 3시간을 찜통 속에서 버틴다. 신봉선은 항상 마지막까지 남아 온 몸을 흔들며 춤 추고 목청이 터져라 노래한다. “사람들이 몸개그라고 하는데 제가 좋아서 열정을 다해 추는 춤이에요. 마음대로 과장 섞인 행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주지 않을까요?”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에서 그는 못생겼다고 남편에게 구박당하는 부인이다. “사실 제가 ‘되게 못생겼다’고 손가락질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밋밋한 것보다는 개그 연기에 힘이 돼요.” <개그콘서트>처럼 관객 앞에서 벌이는 코미디 무대는 항상 냉혹한 시험대다. “안 웃으면 땀이 주루룩 흘러요. 그래도 시치미 뚝 떼야 해요. 연기의 힘 조절, 대사를 쌓아가다 딱 꺾는 감각도 키워야 해요.”
그는 대학 다닐 때 연극을 했고 졸업한 뒤 개그맨 전유성이 이끄는 극단에서 4년 동안 일했다. “그때 연봉이 20만원도 안 됐을 거예요.” 2005년 한국방송 공채 개그맨으로 뽑히기 전 두 번 떨어졌다. “이렇게 살벌한 개그계에서 이제까지 살아남은 선배들이 존경스러워요. 나중에 진지한 연극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티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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