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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블록버스터 ‘스피드 레이서’ 홍보 나선 비
‘매트릭스’ 워쇼스키 감독작품 첫 데뷔
“35℃ 찜통에도 계속 촬영했더니 놀라”
“자신감이 생명”…차기작서 주연 ‘우뚝’ “35℃가 넘는 자동차 안에서 가죽 옷을 입고 촬영했거든요. 나중에 땀띠가 나더라도 일단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죠. 쉬었다 하자고 해도 일부러 안 쉬었어요. 그랬더니 놀라더라구요. 그런데 한국에선 다들 그렇게 하잖아요.”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스키 형제가 각본과 감독, 제작을 맡은 영화 <스피드 레이서>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할리우드에 데뷔하는 가수 겸 배우 비(사진·본명 정지훈)가 밝힌 ‘적응 비결’은 역시 한국인다운 것이었다. 2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원래는 제 장면이 아닌데도 감독이 ‘레인이 와야 한다’고 해서 들어간 장면이 많이 있다”며 “아무래도 자동차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영화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엮어 만들었다. 비는 주인공 스피드 레이서(에밀 허시), 레이서 엑스(매슈 폭스)와 함께 팀을 이뤄 승부 조작을 일삼는 세력을 상대로 대결을 펼친다. “<매트릭스>를 너무 좋아해서 액션영화이길 바랐어요. 오디션에서 감독이 자동차와 쿵푸를 합친 ‘카푸’라는 자동차 싸움이라고 소개하더라구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더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겠다’고 하더군요.” 영어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고등학교 때 영어공부 열심히 해둘 걸 싶기도 했지만, 난 어차피 한국 사람이니까 발음이 좋지 않은 건 당연하다. 대신 자신있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맡은 레이서 ‘태조 토고칸’의 태조는 한국의 왕을 뜻한다. 그는 “감독이 먼저 ‘태조라는 이름 어떠냐’고 물어와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했더니 ‘나 (한국에도) 관심 많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제안해 자동차에 한글을 새겨넣기도 했다고 한다. 워쇼스키 형제의 차기작 <닌자 어새신>의 주연을 맡은 그는 요즘 독일 베를린에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그는 “아시아 출신 배우가 필요할 때, 예전 같으면 미국 내 아시안이나 일본인을 섭외했을 텐데, 이제 처음부터 한국 배우를 찾는다”며, “지금 대세는 한국”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배우들과의 일화를 소개할 때 그는 천진한 소년처럼 들떴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수잔 서랜던(맘 레이서 역)이 제 음반에 사인을 해달라고 했어요. 편지에 ‘할리우드 진출을 축하한다’고 써주기도 했고요. 에밀 허시, 매슈 폭스와 맥주도 마시고 영화에 관한 의견도 나누면서 즐겁게 촬영했어요. 내심 ‘절대 기죽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다들 열려 있어서 쉽게 친해졌죠.” 영화의 원작은 일본 만화의 선구자 요시다 타쓰오가 그린 <파일럿 에이스>라는 만화책 시리즈다. 1967년 일본에서 <마하 고고고>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방영했고, <스피드 레이서>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소개됐다. 미국 텔레비전 방송 사상 가장 성공한 첫 일본 만화이며, 워쇼스키 형제의 재패니메이션 입문작이기도 하다. 가수 박준형도 잠깐 출연한다. 5월8일 개봉. 글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35℃ 찜통에도 계속 촬영했더니 놀라”
“자신감이 생명”…차기작서 주연 ‘우뚝’ “35℃가 넘는 자동차 안에서 가죽 옷을 입고 촬영했거든요. 나중에 땀띠가 나더라도 일단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죠. 쉬었다 하자고 해도 일부러 안 쉬었어요. 그랬더니 놀라더라구요. 그런데 한국에선 다들 그렇게 하잖아요.”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스키 형제가 각본과 감독, 제작을 맡은 영화 <스피드 레이서>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할리우드에 데뷔하는 가수 겸 배우 비(사진·본명 정지훈)가 밝힌 ‘적응 비결’은 역시 한국인다운 것이었다. 2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원래는 제 장면이 아닌데도 감독이 ‘레인이 와야 한다’고 해서 들어간 장면이 많이 있다”며 “아무래도 자동차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영화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엮어 만들었다. 비는 주인공 스피드 레이서(에밀 허시), 레이서 엑스(매슈 폭스)와 함께 팀을 이뤄 승부 조작을 일삼는 세력을 상대로 대결을 펼친다. “<매트릭스>를 너무 좋아해서 액션영화이길 바랐어요. 오디션에서 감독이 자동차와 쿵푸를 합친 ‘카푸’라는 자동차 싸움이라고 소개하더라구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더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겠다’고 하더군요.” 영어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고등학교 때 영어공부 열심히 해둘 걸 싶기도 했지만, 난 어차피 한국 사람이니까 발음이 좋지 않은 건 당연하다. 대신 자신있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맡은 레이서 ‘태조 토고칸’의 태조는 한국의 왕을 뜻한다. 그는 “감독이 먼저 ‘태조라는 이름 어떠냐’고 물어와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했더니 ‘나 (한국에도) 관심 많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제안해 자동차에 한글을 새겨넣기도 했다고 한다. 워쇼스키 형제의 차기작 <닌자 어새신>의 주연을 맡은 그는 요즘 독일 베를린에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그는 “아시아 출신 배우가 필요할 때, 예전 같으면 미국 내 아시안이나 일본인을 섭외했을 텐데, 이제 처음부터 한국 배우를 찾는다”며, “지금 대세는 한국”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배우들과의 일화를 소개할 때 그는 천진한 소년처럼 들떴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수잔 서랜던(맘 레이서 역)이 제 음반에 사인을 해달라고 했어요. 편지에 ‘할리우드 진출을 축하한다’고 써주기도 했고요. 에밀 허시, 매슈 폭스와 맥주도 마시고 영화에 관한 의견도 나누면서 즐겁게 촬영했어요. 내심 ‘절대 기죽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다들 열려 있어서 쉽게 친해졌죠.” 영화의 원작은 일본 만화의 선구자 요시다 타쓰오가 그린 <파일럿 에이스>라는 만화책 시리즈다. 1967년 일본에서 <마하 고고고>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방영했고, <스피드 레이서>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소개됐다. 미국 텔레비전 방송 사상 가장 성공한 첫 일본 만화이며, 워쇼스키 형제의 재패니메이션 입문작이기도 하다. 가수 박준형도 잠깐 출연한다. 5월8일 개봉. 글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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