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훈
KBS1TV 새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 백수 역 이지훈
“<뉴하트>(문화방송)의 하차는 씁쓸하고 아팠지만 더 공부하는 계기가 됐어요.”
가수 겸 연기자 이지훈이 <뉴하트>에 이어 한국방송(1TV)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하며 연기 불운을 씻는다. <뉴하트>에서 그는 지성, 김민정과 삼각구도를 이루는 인기배우 이동건 역으로 출연했으나 두 사람의 애정관계가 무르익으며 역할이 줄어들어 극 후반부터 빠졌다. 모두가 ‘의사’인 드라마에서 다른 세계에 사는 ‘배우’를 시청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드라마만 봐도 제 캐릭터가 뜬금없진 않거든요. 의사와 환자를 잇는 가교 역할도 하면서 혜석(김민정)과 데이트를 할 때 병원이란 답답한 공간을 벗어나 휴식같은 장면을 제공하기도 하는 역할이었어요. 드라마도, 드라마에 출연한 분들도 다 잘 됐는데 나만 안 됐다는 생각을 하면 아쉽죠.”
캐릭터를 키우지 못한 서운함을 이지훈은 일일드라마에서 털어낼 요량이다. 5월5일부터 시작하는 <너는 내 운명>은 장기이식을 받은 여주인공이 새로운 가족 안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지훈은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새벽(윤아)의 오빠인 ‘백수’ 태풍 역을 맡아 막말도 서슴없이 하는 털털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드라마 <빌리진 날 봐요> <헬로 애기씨>나 영화 <여선생 대 여제자> <몽정기 2>에서 보여줬던 인기가수, 선생님, 재벌 등의 역할과는 전혀 다른 배역이다. “그동안 성품이 바르고 외모가 단정한 역만 맡았는데 이번엔 어깨 힘을 뺐어요. 미니시리즈는 캐릭터의 힘이 부족할 때 우회하는 방식을 택하는데 일일드라마는 내가 하는 만큼 비중을 키울 수 있잖아요.” 새로운 캐릭터에 끌려 일일드라마 출연을 결정하면서 시청률에 대한 기대도 생겼다. “그 전에 <헬로 애기씨>는 <내 남자의 여자> <히트>와 맞붙어 고전했잖아요. 종영하는 <미우나 고우나>의 시청률도 높으니 이번 드라마도 잘 되겠죠.”
이지훈은 본격적인 연기 활동과 더불어 가수 활동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5월 중순에는 4년만에 6집 앨범도 발매한다. 최근 에릭·김동완·알렉스·슈퍼주니어 등 동료가수들이 연기와 예능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원조 아이돌 가수’로서 자신이 연기를 처음 하던 시절과 달라진 분위기도 설명한다. “예전엔 가수 출신 연기자들에게 시선이 곱지 않았는데 요즘은 배우 기근이기도 하고 끼 있는 친구들도 많으니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인정 못 받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음악환경이 되면 모를까 연기를 계속 해야 할 것 같아요.” 앳된 얼굴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왜 하늘은’을 부르던 미소년은 어느새 서른이 돼 차분하게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김미영 <씨네21> 기자 instyle@hani.co. 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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