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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왜 의적에 몰리나

등록 2008-05-11 18:27수정 2008-05-11 20:13

시대를 넘어 나쁜 권력 처단 ‘통쾌’
제작비 부담 적고 다양한 변용 가능
왜 요즘 의적 사극이 몰리는 것일까?

사극 열풍 속에서 소재를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읽을 수 있다. <주몽>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 웬만한 건국·전쟁 영웅들은 거의 다 다룬 상태다. <대장금> <왕과 나> 등 의녀, 내시, 기녀 등 전문직 또는 특이한 직업군을 내세운 사극들도 나와 정사와 야사를 넘나들었다. 지금 준비중인 것들을 보면 <바람의 나라>, 낙랑공주의 언니 이야기 <왕녀 자명고>, <선덕여왕>, 신윤복·김홍도를 그린 <바람의 화원>등 온갖 시대와 소재를 건드리고 있다.

구본근 에스비에스 드라마국장은 “전쟁 영웅담은 50부작 이상 대형 기획으로 가야 하는데 한 회당 대략 3억원씩 드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전쟁영웅담에 견줘 의적은 20부 이하의 미니시리즈로 풀어내는 데 유리해 제작비 부담이 덜한 편이다.

또한 의적은 가공의 인물이어서 현대적인 해석의 여지가 크다. 그만큼 무협·판타지·액션 등 장르 실험을 해볼 공간도 마련해준다. <쾌도 홍길동>은 현대와 과거를 뒤섞어 독특한 퓨전사극으로 빚었다. <일지매>나 <최강칠우>는 <쾌도 홍길동> 정도까지 나가지는 않아도 인물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윤창범 한국방송 드라마 2팀장은 “1998년 <홍길동>은 김석훈, 1993년 <일지매>는 장동건 등 전형적인 미남 배우들이 맡았다면 올해 홍길동 강지환이나 일지매 이준기, 칠우 문정혁은 개성이 강한 얼굴”이라며 “전형적인 틀을 깨는 해석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컴퓨터 그래픽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액션을 시도할 가능성도 커졌다. <일지매>의 이용석 피디는 “1999년에 <일지매>를 드라마로 한 번 더 만들자는 말이 잠시 있었는데 그때 찍었다면 지금처럼 지붕 위를 날래게 뛰어다는 장면 등은 살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에 통쾌하게 복수하는 의적은 시대를 넘어 대중을 설득하기 쉬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 피디는 “어려운 시대에 꿈과 희망을 주는 캐릭터는 고전부터 면면히 이어져오는 것이지만 그런 전형성을 시청자는 좋아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드라마뿐 아니라 <모던 보이> <신기전> 등 스크린에도 사극이 몰아친다. 문화방송 시청자연구소는 <2008 문화트렌드>라는 책에서 “과거에 대한 관심은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대중 문화 전반에 걸친 현상이 됐다”며 “올해는 ‘어떻게 과거를 재미있게 이야기할까’에 골몰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의적도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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