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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김진표 “내게 음악을 뛰어넘는 가치는 사랑”

등록 2008-05-31 09:41

5년 만에 5집 발표하고 '그림자놀이'로 활동

"의견을 개진하지 않으려고요. 인터넷에 기사가 나면 파급력이 생겨요. 제가 뱉은 말, 행동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싫어요. 전 정치가도 아니고 소영웅주의에 편승하기도 싫으니까…."

음악과 사이버 공간을 통해 '난 이거 별로야'라는 식의 '독설'을 내뱉던 김진표(31)는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이제야 배워가고 있다. 과거 박지원 문화부장관 시절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외모를 규제하겠다고 했을 때, 유승준의 입국이 불허됐을 때, 고(故) 유니의 빈소를 동료 가수들이 외면했을 때도 쓴소리를 냈던 그다.

최근에는 미니홈피에 아내 윤주련과 신혼여행 다녀온 사진을 올렸더니 결국 영향력을 발휘하더란다. 그래서 태명이 '별이'인 태어날 아기의 초음파 사진은 절대 공개하지 말자고 아내와 약속했다.

김진표가 4년에 걸쳐 전곡을 작사ㆍ작곡해 5년 만에 발표한 'JP5'에도 이런 생각을 담은 곡이 있다. '지읒오 지읒에 쌍기역 아'에서 댓글이 여론이 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절대권력으로 부상한 현실을 개탄했다.

"한 남성 잡지의 글을 보고 100% 공감했어요. 대통령, 연예인, 전 국민이 댓글의 눈치를 봐요. 익명성이 낳은 폐해이며 문제점이죠. 악플(악성 댓글)은 누군가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에요. 그 돌에 누군가 맞는거죠."

이런 생각은 1995년 이적과 함께 그룹 패닉으로 데뷔한 후 가수 생활 13년을 돌아보며 나온 결과물이다.


래퍼로서 '대박'을 터뜨린 적도 없고, 연예인으로서 큰 굴곡도 없었던 듯 보인다. 그러나 막상 돌아보니 순탄치 만도 않았다. 2000년 심장수술을 받았고, 2006년에는 이혼도 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 모든 걸 세상 사람이 알게 된다는 것이 힘겨웠던 적도 있다. 스스로 "가끔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며 '껄껄' 웃는다.

"사실 제대로 잘 된 노래도 많지 않았어요. 천성이 게으르고 경쟁도 싫어하죠. 욕심도 별로 없고요. 어쨌거나 '중박'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제 음반을 기다려온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어 이젠 감사하며 살죠."

그는 스스로 '애매한 위치', '틈새에서 잘 살아남은', '메인스트림에 서 본 적 없는' 가수라고 했다. 5집은 '대박'을 꿈꾸기보다 스스로 하고 싶은 얘기를 남기는 과정이었다. CD로 내는 마지막 음반이라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객기를 부린 음반이라고 자평했다.

그래서 음반의 모든 작업을 홀로 했고 시행착오도 겪었다. 너무 욕심을 내 완성도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한단계 도약할 에너지를 충전했다.

'그림자놀이'는 '왜 인간은 외로운가'를 자문한 노래다. 장례식장에 조문객이 많은 것이 외롭지 않게 살다 간 인생처럼 해석되는 현실을 보며 구상한 노래다.

판소리를 접목해보라는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들여 명창 남상일 씨와 작업한 '업고놀자'에는 '춘향전' 가사를 인용했다. '역전만루홈런', '붕가붕가'는 그답지 않은 긍정적인 노래로 편곡을 밝게 했다. 그런 탓인지 음반 전체의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다.

그는 지금처럼 음악을 긍정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이자, 자신에게 있어 음악을 뛰어넘는 중요한 가치로 사랑을 꼽았다.

"저는 울타리 밖의 상황에 별 관심이 없어요. 제 가치는 모두 울타리 안에 있죠. 한번 그 울타리가 무너졌을 때 혼란스러웠어요. 한동안 정신적인 공황 상태였는데 이렇게 빨리 울타리를 칠 줄 몰랐죠. 제 음악이 울타리로 인해 바뀔 수 있는 있지만 울타리 안을 바꿀 생각은 없어요."

그는 태어날 아기의 태동을 처음 느껴봤다며 환한 웃음을 보여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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