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
폭스라이프, 영국 시트콤 ‘오피스’ 월~수 밤 방송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아 웃음을 주는 영국 시트콤이 안방을 찾는다. 케이블채널 폭스라이프에서 9일부터 매주 월~수요일 밤 10시40분에 방영하는 <오피스>(사진)는 한 제지회사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다. 무능하면서 유능한 척 하는 골칫거리 상사, 낄데 안 낄데 모르는 눈치없는 동료 등의 이야기가 동서양을 떠나 똑같은 직장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오피스>는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이다. 비비시의 다큐멘터리팀이 찾아가 사무실의 하루와 직원들의 인터뷰를 카메라에 담는 듯 보이는 드라마는 실제로는 그 모든 것들이 배우들의 연기다.
다큐멘터리로 보이지만 실상은 허구의 인물로 허구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인 ‘모큐멘터리’ 기법을 이용했다. 지금은 드라마의 인기로 유명해졌지만 출연 당시에는 유명세가 덜했던 배우들이 등장해 드라마 색을 지우고 다큐멘터리적인 리얼리티의 맛을 살렸다.
썰렁한 유머의 대가이자 일거리만 만드는 지점장 데이빗은 무능하고 게으르지만 스스로 매우 훌륭한 상사라고 평가한다. ‘자칭 부지점장’, ‘타칭 부지점장 보조’인 가레츠는 그런 데이빗의 수족 노릇을 한다. 재미있고 영리하지만 가끔 지나친 장난으로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팀과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경리직원 다운 등은 이런 상사들이 늘 못마땅하다. 상사 밑에서 일하는 것이 곤욕인 직원들은 속에 품고 있던 불만들을 인터뷰를 통해 토해낸다. 드라마는 상사가 얘기할 때 오가는 동료들간의 짜증 섞인 눈빛, 뒤돌아서서 나누는 상사의 뒷담화 등을 은근슬쩍 카메라에 담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상사의 억지스러운 유머에도 웃어줘야 하는 상황이나 해결사처럼 나서서 일만 더 크게 만드는 동료의 모습 등은 직장생활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이야기를 묶은 <오피스>는 2002년 영국 비비시에서 방영될 당시 최고의 인기 시트콤으로 사랑받았다. 2004년 제6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섹스 앤 더 시티>와 함께 텔레비전 코미디 시리즈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국에서 시즌2까지 만들어진 <오피스>는 2005년에 미국 엔비시에서 같은 제목의 시트콤으로 리메이크 됐다. 프랑스·캐나다·칠레에도 판권을 수출했다. 미국 버전은 현재 시즌4까지 만들어지며 인기를 얻고 있다.
김미영<씨네 21>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폭스라이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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