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은
‘돌아온 뚝배기’ 김성은, 세련된 이미지 벗고 ‘공주병’ 연기
“18년 전 새침데기 아가씨가 천방지축 공주병 환자로 다시 태어났어요.”
1990년작 한국방송 <서울 뚝배기>가 2008년에 <돌아온 뚝배기>(월~금 오후 7시40분)로 돌아왔다. 과거 제작진이 다시 만드는 <돌아온 뚝배기> 역시 3대째 가업을 잇는 강 사장(김영철)네 설렁탕 가게를 중심에 둔다. 그의 외동딸 혜경(김성은)은 종업원 만봉(강경준), 지배인 광호(정민)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것은 여주인공 혜경의 모습. 가지런한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고상하게 프랑스어를 읊조리던 혜경은 들쭉날쭉 뻗친 머리에 덜렁대는 성격으로 변했다. 전파를 탄 지 일주일 여, 시청자들은 “만봉과 티격태격하는 혜경이 귀엽고 발랄하다”거나 “김성은이 푼수 연기는 처음일텐데 잘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은은 “요즘은 다소곳하고 참한 인물보다는 솔직하고 밝은 인물이 더 사랑을 받기 때문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자기 표현이 뚜렷한 요즘 세대에 걸맞게 캐릭터 역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배우 지망생 혜경은 늘상 거울을 보면서 연기 삼매경에 빠지는데, 진지한 그 모습에 되레 웃음이 나온다. “누나 연기 너무 잘 하지 않니?”라며 눈을 반짝이는 혜경에게 한참 어린 조카 수곤(김동현)은 대꾸하기도 지쳤다는 듯 퉁명스럽게 “촐싹대지 마”라고 나무란다. 무남독녀 외동딸인 혜경은 주인공이 아니면 단역은 성에 차지 않는 욕심쟁이에, 밥도 코 앞 식당에서가 아닌 집안으로 배달해와 먹을만큼 ‘공주병’도 있지만 그렇다고 안하무인은 아니다. “혜경은 겉으로는 아버지한테 반항하고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사실 됨됨이는 바른 아이예요. 시청자들도 금세 사랑할 수밖에 없을 걸요?”
<별난여자 별난남자>(2005), <고맙습니다>(2007), <누구세요>(2008) 등의 드라마에서 한결같이 세련된 커리어우먼 역을 맡아온 김성은은 주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도도할 것 같다는 오해를 벗겨냈다. 자신의 본래 성격을 닮은데다 첫 주연이어서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실제 저도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고 푼수같은 면이 있어요. 그동안 어울리지 않게 커리어우먼과 같은 당찬 역할을 많이 맡았지만요. 리메이크 작품이라 비교당하기 쉽겠지만 예전 것은 조금만 잊어주시고 새 것을 기대해 주세요.”
구혜진 <씨네21>기자 999@cine21.com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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