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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최불암 “내 마지막 변신이라 생각하며 연기”

등록 2008-06-09 18:08

SBS '식객'서 궁중요리 권위자 오숙수 역 맡아

꽁지머리에 조금 간드러진 목소리, 그리고 섬세한 손놀림….

백전노장 최불암(68)이 또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역시 배우의 변신에는 끝이 없다. 그는 16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24부작 드라마 '식객'에서 궁중요리의 권위자 오숙수 역을 맡아 지금까지와는 또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9일 오후 목동 SBS에서 열린 '식객'의 제작발표회에서 최불암은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평소에는 부엌에도 안 들어가는 사람이라 두려움이 있었다"며 "그래서 촬영을 앞두고 음식점에 가면 부엌에도 들어가보고 주방장도 만나보는 등 음식 만드는 과정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말했다.

최불암은 오숙수를 맡으면서 몇가지 면에 포인트를 줬다고 밝혔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캐릭터의 자기화를 피하는 것이었다.

"연기자는 내 몸으로 다른 사람을 만들어내는 직업인데 대체적으로 그 '다른 사람'을 자기화시키게 됩니다. 하다보면 그렇게돼요. 하지만 이번에 오숙수 역을 맡으면서는 자기화를 피하려고 노력했어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를 형상화하려고 한거죠. 힘은 안 들었어요. 하지만 그게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잘 이해해주실까요?"

베테랑 배우는 이렇게 반문하며 오숙수의 외모를 형상화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설정했다. 뒤로 가지런히 넘겨 묶은 꽁지머리, 두 손등을 위로 한 채 털며 인사하는 습관, 그리고 여성스러운 목소리 톤이다.


"오숙수는 평생 요리를 한 사람이에요. 위생 관념이 철저한 사람이죠. 요리하는 손에 다른 것을 묻히려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손을 터는 습관이 있어요. 우리 어머니들이 부엌에 들어가고 나오면서 손을 털듯 말이죠. 또 아무래도 부엌에서 움직이니 목소리도 약간 여성스럽게 바뀌는 것 같아요. 왜 요리 잘하는 배우 이정섭 씨도 그렇잖아요?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 묶은 것도 음식에 머리카락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죠."

드라마 '식객'은 1997년 방송돼 인기를 끌었던 MBC TV '그대 그리고 나'의 최종수 PD와 주연배우 최불암이 11년 만에 다시 뭉쳐 노익장을 과시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이다. '그대 그리고 나'에서 최불암은 '전원일기'의 인자하고 부드러운 아버지 상을 벗어던지고 터프하고 섹시하기까지한 뱃사람을 연기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대 그리고 나'를 했을 때 사실 난 내 자신 그대로를 보여줬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날 보고 '변신했다'고 하더라. '전원일기'에서의 모습에 익숙해져서였을 것"이라며 웃은 최불암은 "이번 '식객'의 오숙수 역은 내가 마지막 작업에서 시도하는 큰 변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 '마지막 작업'이라는 말을 하느냐는 질문에 "이 나이에 이렇게 비중있고 좋은 역 맡을 기회가 자주 오겠냐"며 허허 웃었다.

'식객'은 오숙수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세 명의 젊은 요리사가 경합을 벌이는 과정을 담는다.

최불암은 "드라마에서 요리는 젊은 친구들이 하고 난 음식 철학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요리는 칼과 불과 재료의 싸움이고 그 과정에서 마술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서 "한식은 사계절 음식이 뚜렷하고 음식마다 선조의 지혜가 담겨있다. 이 드라마를 통해 한식의 우수성과 사계절 음식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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