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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토종 애니 ‘빼꼼’의 몸개그가 돌아왔다

등록 2008-06-10 17:41

‘빼꼼’
‘빼꼼’
EBS, 월~금 시즌2 방송…다음달엔 뮤지컬로 선봬
빼꼼이 돌아왔다. 5분 동안 하는 말이라곤 ‘어엉?’ ‘우웅?’뿐이고, 뚜렷한 줄거리도 없이 요즘 말로 ‘몸 개그 작렬’의 진수를 보여주는 국산 애니메이션 <빼꼼>(교육방송 월∼금 오후 6시50분)이 전세계 어린이 팬들의 배꼽 빠지는 응원에 힘입어 시즌2를 지난 9일부터 시작했다. 낮잠 자다 심심해서 나비를 쫓다가 지붕에서 떨어져 페인트통을 뒤집어쓴 뒤 쌓아놓은 나뭇단에 깔리고 마는, ‘지지리 복도 없는’ 운명은 여전히 그의 몫이다. 그러나 총 52편으로 구성된 시즌1을 20여개 나라에 수출해 티브이 시리즈 제작비는 물론 극장용 장편 <빼꼼의 머그잔 여행>을 만들 종잣돈까지 너끈히 벌어들인 <빼꼼>은 더 이상 ‘어리바리한 북극곰’이라 얕잡아 볼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나라 밖에선 ‘버나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빼꼼은 원래 주인공이 아니었다. 빼꼼의 ‘아빠’인 알지애니메이션 임아론 감독은 장편을 먼저 구상했고, 등장인물 중 하나인 흰곰을 주인공으로 90초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2004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단편부문 경쟁작에 이름을 올렸다.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난 교육방송 남한길 피디가 국산 티브이 시리즈를 제안했는데, 스페인 방송사 ‘비아르비 인터내셔널’이 투자를 자청했고 프랑스 방송사 ‘엠6’가 가세해 졸지에 이 흰곰을 주인공으로 한 다국적 티브이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첫 방영된 뒤 미국 카툰네트워크, 영국 비비시(BBC) 등 세계적인 방송사들이 잇따라 러브콜을 하면서 “<톰과 제리>의 계보를 잇는 수준 높은 슬랩스틱 애니메이션”이라는 찬사와 탄탄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기에 이르렀다.

남한길 피디는 “섣불리 교훈을 주려 하지 않고, 대사 없이 만국 공통어인 ‘몸’으로 웃기는 것이 빼꼼의 강점”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몸 개그엔 문제가 있다. 빼꼼이 자동차를 타고 가다 기차와 정면충돌하는 등 유아들에게 지나치게 충격을 주거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것. 시즌2를 방영하면서 7살을 기준으로 에피소드별 상영등급을 표기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딱 한 편씩만 보여줘 감질났던 시즌1과 달리 날마다 에피소드를 두 개씩 잇따라 방영할 수 있게 된 것은 “외국에서 시즌2 제작 요청이 쇄도해 일찌감치 준비한 덕분”이라는 설명. 다음달 뮤지컬 <빼꼼의 아이스크림 가게>로 무대 진출을 앞두고 있는 빼꼼은 세상에서 가장 굼뜨지만 가장 바쁜 북극곰이 됐다.

글 이미경 <씨네21> 기자 friendlee@cine21.com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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