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면 밤마다’
MBC 월화드라마 ‘밤이면 밤마다’ 23일 첫 방송
문화재를 둘러싼 ‘달인’의 세계가 브라운관에 펼쳐진다. 오는 23일 시작하는 문화방송 월·화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는 흙냄새만 맡아도 고려청자인지 조선백자인지 구별할 수 있는 도굴꾼과, 현장만 봐도 누구의 소행인지 파악하는 단속반원들의 쫓고 쫓기는 세계를 담는다. 문화재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택한 제작진은 드라마를 통해 문화재의 가치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의 협조로 촬영 중인 <밤이면 밤마다>는 소재의 학구적인 분위기를 걷어내기 위해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과장되게 설정했다. 고미술품 감정·복원 전문가로 나오는 김범상(이동건·사진 왼쪽)은 뛰어난 능력에 예의 바르기까지 하지만 극도의 나르시시즘에 빠진 이중인격자다. 김범상과 얽히는 문화재청 문화재사범 단속반 허초희(김선아)는 원초적인 섹시함 탓에 뭇 남성을 홀리기 일쑤다. 두 사람이 함께 문화재 도난 사건을 추적하면서 옥신각신하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드라마를 보는 재미의 한 축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2005) 이후 3년 만에 대중 앞에 선 김선아는 “마음 깊은 곳에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라 이제껏 보였던 모습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도굴꾼인 아버지의 죄를 씻기 위해 단속반이 된 허초희의 슬픈 내면을 연기하면서 코믹함으로 기억되는 김선아의 표정은 어두워져 있었지만, 무심한 얼굴로 툭툭 던지는 특유의 화법은 여전히 웃음을 끌어낸다. 몸에 착 달라붙는 정장이나 일본의 전통의복 기모노를 정갈하게 차려입을 때는 여성적인 매력도 한껏 드러낸다. 이동건 역시 겸손한 척, 착한 척, 멋있는 척하는 김범상 역으로 기존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친동생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피살되는 충격을 겪은 그는 “일부러라도 이런 캐릭터를 맡아 웃고 싶었다. 보는 사람도 함께 웃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밤이면 밤마다>가 전작인 <이산>의 인기를 이어갈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월·화 드라마 삼파전’을 앞두고 방송사들이 치열한 편성전략 싸움을 벌이기도 했던 만큼 이미 한 주 앞서 방영을 시작한 에스비에스 <식객>과 한국방송 2텔레비전 <최강칠우>에 맞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누구보다 어깨가 무거울 듯한 김선아는 “드라마 제목처럼 ‘밤이면 밤마다’ 촬영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여유가 없다”며 웃음으로 자신감을 보였다.
구혜진 <씨네21> 기자 999@cine21.com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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