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스
솔로 데뷔 음반 '마이 빈티지 로맨스' 발매
알렉스(본명 추헌곤ㆍ29)는 요리사에서 가수로 인생이 바뀌었다. 그가 생각했던 미래의 '밥 벌이' 중 가수라는 직업은 원래 없었다.
2004년 클래지콰이의 남성 보컬로 데뷔한 알렉스가 최근 솔로 데뷔 음반 '마이 빈티지 로맨스(My Vintage Romance)'를 발표했다. 27일 만난 그는 바쁜 스케줄에 지쳐 보였지만 "난 운이 좋고 인복있는 사람"이라며 "내 인생이 급격하게 바뀐 것에 감사하며 즐겁게 살고있다"고 웃었다.
그는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신애의 로맨틱한 남편으로 등장해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성시경의 바통을 이어받아 MBC FM4U의 '푸른밤, 그리고 알렉스입니다'의 DJ 자리도 차지했다.
그는 가수로 데뷔하고 지금까지 오는데 행운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고 말한다.
중학교 2학년 때 부모를 따라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을 갔다. 18살 때부터 햄 썰고 커피 뽑으며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20살 때부터 2년간 일식집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중 캐나다 출신인 클래지콰이 멤버 DJ클래지(본명 김성훈)로부터 '가수를 해보겠냐'는 제안을 받았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을 방문했고 현 소속사(플럭서스)의 김병찬 대표를 만난 후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1년간 클래지콰이 음반을 녹음했다. 녹음이 끝난 후 한국에 다시 들어와 전속 계약을 한 날, 트렁크를 든 채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갔다. 다행히 부모님은 아들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자유를 줬고 자립심을 길러줬다. "자식에게 공부하라는 말씀을 안 하셨어요. 디자이너인 어머니는 머리를 길러 뒤로 묶는 포니테일을 해보라고 조언하고 귓불도 중학교 때 함께 가서 뚫어주셨죠. 술, 담배를 호기심에 일찍 시작했는데 부모님은 '건강을 해친다는 건 잘 알테니, 그래도 하고 싶다면 해도 좋다. 단 스스로 벌어서 피우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이세요." 캐나다에서의 생활 덕에 알렉스는 2인분 밥보다 30인분 밥을 더 잘하고, 자신이 먹는 식사보다 남에게 요리를 해먹이는 것에 더 익숙하다고 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아내 신애의 발을 씻겨주고, 요리를 해주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것은 그에게 전혀 새로운 이벤트가 아니다. 가수이니 사랑하는 사람에게 노래해 주고 전직이 요리사였으니 된장찌개, 밥하는 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3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짜내서 2시간 동안 차에 풍선을 매달고 3시간 동안 몰래 숨어있다가 5분의 감동을 준 후 10년간 그 감동을 간직해달라는 건 오히려 낯 간지러워 못할 것 같아요." 대한민국 남자에게는 알렉스만의 '능력'처럼 보이는 로맨틱한 행동은 바람둥이라는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솔로 음반 수록곡들을 살피면 사랑을 대하는 진지함을 만날 수 있다. 음반에는 우리 나이로 서른살이 돼 새롭게 부르는 자신의 옛사랑 경험담이 오롯이 담겼다. 첫 솔로 음반인만큼 '웰 메이드' 음악으로 채우려고 DJ클래지, 러브홀릭의 강현민과 이재학 등 실력있는 작곡가들의 곡에 노랫말을 붙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고민을 거듭하며 고치고 또 고쳐 이만하면 순산한 느낌이란다. "사랑의 과정에는 너무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보통 '행복'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릴 수 있죠. 사랑 때문에 기쁘거나 슬픈 사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여러 감정들을 담았어요." 타이틀곡 '그대라면'은 짝사랑의 감정, '어느새'는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 후 불면증을 겪지만 바쁜 일상 속에 스러져가는 기억, '발끝을 적시는 눈물'은 여자가 떠난 후 땅을 치고 후회하는 남자의 마음을 노래했다. 모든 곡들은 가창력이 뛰어나다기보다는 독특한 떨림이 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맞을 알렉스의 목소리를 타고 진솔하게 다가온다. "오선지의 콩나물을 하나도 안 놓치려고 기교를 넣어 노래하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첫 음과 끝 음만 신경쓰고 스트레이트하게 부르는 가수가 있죠. 전 후자에 가까우려고 노력하는 타입이에요." 그는 솔로 음반을 내면서 오락 프로그램으로 컴백한 후 쏟아지는 세간의 태클도 의식하고 있었다. 음악인에서 예능인으로 탈바꿈했다며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전하는 그의 소신은 이렇다. "저도 그런 비판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중 가수인 만큼 노래를 부르는 자리가 사라진 현실에서 TV,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듣고 즐거워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음악을 만들어 놓고 지하실에서 공중부양만 할 것이면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알렉스는 9월6~7일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서울=연합뉴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을 방문했고 현 소속사(플럭서스)의 김병찬 대표를 만난 후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1년간 클래지콰이 음반을 녹음했다. 녹음이 끝난 후 한국에 다시 들어와 전속 계약을 한 날, 트렁크를 든 채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갔다. 다행히 부모님은 아들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자유를 줬고 자립심을 길러줬다. "자식에게 공부하라는 말씀을 안 하셨어요. 디자이너인 어머니는 머리를 길러 뒤로 묶는 포니테일을 해보라고 조언하고 귓불도 중학교 때 함께 가서 뚫어주셨죠. 술, 담배를 호기심에 일찍 시작했는데 부모님은 '건강을 해친다는 건 잘 알테니, 그래도 하고 싶다면 해도 좋다. 단 스스로 벌어서 피우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이세요." 캐나다에서의 생활 덕에 알렉스는 2인분 밥보다 30인분 밥을 더 잘하고, 자신이 먹는 식사보다 남에게 요리를 해먹이는 것에 더 익숙하다고 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아내 신애의 발을 씻겨주고, 요리를 해주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것은 그에게 전혀 새로운 이벤트가 아니다. 가수이니 사랑하는 사람에게 노래해 주고 전직이 요리사였으니 된장찌개, 밥하는 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3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짜내서 2시간 동안 차에 풍선을 매달고 3시간 동안 몰래 숨어있다가 5분의 감동을 준 후 10년간 그 감동을 간직해달라는 건 오히려 낯 간지러워 못할 것 같아요." 대한민국 남자에게는 알렉스만의 '능력'처럼 보이는 로맨틱한 행동은 바람둥이라는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솔로 음반 수록곡들을 살피면 사랑을 대하는 진지함을 만날 수 있다. 음반에는 우리 나이로 서른살이 돼 새롭게 부르는 자신의 옛사랑 경험담이 오롯이 담겼다. 첫 솔로 음반인만큼 '웰 메이드' 음악으로 채우려고 DJ클래지, 러브홀릭의 강현민과 이재학 등 실력있는 작곡가들의 곡에 노랫말을 붙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고민을 거듭하며 고치고 또 고쳐 이만하면 순산한 느낌이란다. "사랑의 과정에는 너무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보통 '행복'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릴 수 있죠. 사랑 때문에 기쁘거나 슬픈 사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여러 감정들을 담았어요." 타이틀곡 '그대라면'은 짝사랑의 감정, '어느새'는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 후 불면증을 겪지만 바쁜 일상 속에 스러져가는 기억, '발끝을 적시는 눈물'은 여자가 떠난 후 땅을 치고 후회하는 남자의 마음을 노래했다. 모든 곡들은 가창력이 뛰어나다기보다는 독특한 떨림이 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맞을 알렉스의 목소리를 타고 진솔하게 다가온다. "오선지의 콩나물을 하나도 안 놓치려고 기교를 넣어 노래하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첫 음과 끝 음만 신경쓰고 스트레이트하게 부르는 가수가 있죠. 전 후자에 가까우려고 노력하는 타입이에요." 그는 솔로 음반을 내면서 오락 프로그램으로 컴백한 후 쏟아지는 세간의 태클도 의식하고 있었다. 음악인에서 예능인으로 탈바꿈했다며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전하는 그의 소신은 이렇다. "저도 그런 비판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중 가수인 만큼 노래를 부르는 자리가 사라진 현실에서 TV,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제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듣고 즐거워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음악을 만들어 놓고 지하실에서 공중부양만 할 것이면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알렉스는 9월6~7일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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