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공주소매’ 일본 ‘프로포즈 대작전’ 등 한국 학생들 열광
여름 방학을 맞아 케이블·위성채널들이 준비한 대만·일본의 청소년 드라마들이 한국 청소년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지상파 방송에선 10대들의 이야기가 사라졌지만 우리와는 다른 외국 문화를 접하면서 어느 나라나 똑같은 청춘의 열기를 공감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방영을 시작한 케이비에스 엔의 <공주소매>(수·목 밤 10시50분)는 평범한 집안의 샤오마이가 대만 최고의 재벌 황푸가의 잃어버린 손녀로 밝혀지면서 황푸가 후계자 4명에게 구애를 받는다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다. 에스비에스 드라마플러스의 <장난스런 키스2>(토 밤 12시30분) 역시 어리숙한 여주인공과 킹카인 남주인공의 사랑 만들기를 그린다.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이들 작품은 할리퀸 로맨스, 순정만화에서나 볼 수 있던 뻔하고도 비현실적인 전개에도 불구하고 외국 드라마란 색다른 느낌이 이를 상쇄한다.
엠비시에브리원에서 방영 중인 일본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목·금 밤 12시10분)은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 청춘스타 야마시타 도모히사와 나가사와 마사미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사진 속 과거로 돌아가는 독특한 구성으로 주인공들의 학창시절을 다루는데, 사랑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모든 순간이 모여 현재를 만든다’는 철학적 메시지가 짙다. 10대에게는 공감을, 윗세대에게는 청춘을 추억하게 하는 애잔한 감성이 매력이다. 회마다 “안녕하세요” “알았어” 등의 간단한 한국어가 등장하고 ‘욘사마’ 배용준을 패러디하는 장면 등이 나오는 것도 흥미롭다.
이 작품의 후속으로 <고쿠센3>도 다음달 8일부터 전파를 탄다. 2004년부터 국내 방영한 <고쿠센1>과 <고쿠센2>에 이어 지난달 28일 일본 현지에서 3편이 종영한 지 한달만에 국내에 소개될 만큼 인기가 높다. 야쿠자 집안에서 선생님이 탄생하면서 불량학생들을 교도한다는 발상이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왕따 문제, 학교 폭력 등 무거운 사회문제를 유쾌하게 해결해나간다.
엠비시에브리원 채널마케팅팀의 문경민 팀장은 “공부를 마치고 밤늦게 집에 돌아온 학생들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편성하던 중에 외국 드라마에 눈을 돌리게 됐다”며 “청소년들이 공감할 그들의 이야기라는 점과 인기있는 해외 스타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해외 학원물들은 꾸준히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구혜진 <씨네21>기자 999@cine21.com 사진 엠비시에브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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