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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송재정 작가, 코믹 모험극 아무 생각 없이 즐기라

등록 2008-08-03 17:53수정 2008-08-03 21:00

송재정 작가
송재정 작가
송재정 작가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귀엽거나 미치거나> <거침없이 하이킥!>.

송재정(35) 작가는 김병욱·김영기 감독과 가족을 중심으로 ‘인간의 웃기는 미세 행태 보고서’를 써 왔다. 확실한 캐릭터와 예리한 세부 묘사로 웃기는 장점은 여전히 틀어쥔 채 그는 가족 이야기도 버리고, 세트도 뛰쳐나가 미스터리 세계를 들쑤시고 있다. “섬에 갇힌다면 나도 삼치기 하며 놀았을 것”이라는 그에게 <크크섬의 비밀>에 대해 물었다.

야생 시트콤, 어떻게 기획했나?

“이때까지 가족 에피소드를 2천개 만들었다. 세트 안에서는 더 할 게 없다. 애초에 <보물섬> <미래소년 코난> 같은 어릴 때 재밌게 봤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무인도 이야기는) 미국 드라마 <로스트>를 피해갈 수 없으니 차용했다. 시트콤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문화방송 ‘우리 결혼했어요’ 꼭지 같은 ‘캐릭터 쇼’는 원래 시트콤의 영역이었는데 다른 오락프로그램으로 넘어가 버렸다. 이제 이야기가 강하지 않으면 먹히지 않는다. 일일시트콤을 1년씩 끌고 가니 시간에 쫓겨 질이 떨어지고 아이템은 고갈돼 버렸다. 이번엔 40부작의 비교적 짧고 꽉 찬 이야기로 만들어 시즌제로 나아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보는 것이다.”

일상적인 이야기와 기괴한 사건을 엮은 방법은?

“섬에 갇혀서도 까불고 노는 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아야 했다. 연기자들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물들을 훨씬 더 낙천적인 사람들로 보면 된다’고 말해뒀다. 슬픔이나 웃음이나 하루를 못 가는 사람들이다. 어차피 나갈 방법이 없으니까 즐겁게 노는 것이다.”

매번 시트콤마다 기존 왕자 이미지 배우를 ‘찌질이’로 추락시키는 데 탁월하다.


“캐릭터의 반은 애초에 기획하고 반은 배우를 만나 보고 바꾼다. 신 과장은 야성적인 매력이 있고 몸집이 떡 벌어져야 했다. 신성우가 딱 맞았다. 예전부터 느끼한 왕자 이미지를 바꾸면 좋을 거 같았다. 만나 보니 말투가 느려 ‘불곰’ 캐릭터를 떠올렸다. “너무 잘생겼다”고 칭찬하면 쑥스러워하면서도 천진하게 웃는데 그 표정이 재미있어서 활용했다. 윤상현은 드라마 <겨울새>에서 마마보이로 나왔을 때부터 점찍었다. 원래 장난기 많고 명랑한 성격인 거 같다.”

모든 인물이 모자란 듯 평범한 사람들인데 …?

“잘생긴 사람이 잘나기까지 하면 매력 없지 않나? 드라마에선 잘난 주인공에게 딱 하나 결핍이 있지만, (내 시트콤) 인물들에게는 99가지 결점과 딱 하나의 매력을 준다. 모자랄수록 그만큼 애정을 쏟은 캐릭터다.”

치사한데 밉지 않은 면모를 잘 잡아낸다.

“시선이 낙천적이어서 그런 거 같다. 이익 챙기려고 안달인 사람들을 봐도 어쩌다 저렇게 됐을까 웃거나 놀릴 수 있을 만큼 여유가 필요한 거 같다. 또 인물들이 먹을 거나 담배 같은 사소한 것에만 집착하니까 밉지 않다.”

캐릭터를 만드는 비법은?

“웃기는 걸 찾아내는 게 습관이 됐다. 만날 보는 엄마한테도 굉장히 다양한 면모가 있다. 가족이지만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할까 고민해 보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미스터리가 별로 인기 없는데 …?

“나도 복잡한 미스터리는 별로 안 좋아한다. <크크섬>은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믹 모험극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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