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하의 아이러브 스포츠
MBC 라디오 ‘아이러브…’ 이은하, 올림픽 3회연속 현지 진행
문화방송 라디오 표준 에프엠 <이은하의 아이러브 스포츠>(밤 9시20분)가 베이징으로 날아갔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다. 이로써 이씨는 3회 연달아 올림픽 현장을 누비는 유일한 여성 진행자가 됐다. 그는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8년 동안 보아 온 선수도 있고 올해 처음 출전한 선수들도 한두 차례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경기를 응원하며 방송하는 나 자신이 대표팀의 한 사람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역도 이배영 선수와 한 인터뷰가 각별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씨는 “3번에 걸친 이배영 선수의 올림픽 도전을 곁에서 보아 온 터라 그가 얼마나 힘들게 연습했고 어떤 마음으로 베이징에 왔는지 알고 있어 경기 내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배영 선수는 이날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나고 화도 나길래 ‘악’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세 번 출전해 7등, 2등, 꼴등(실격)을 다 해봤으니 후회는 없다. 내가 역도를 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 밖에 중국 여자양궁을 지도한 양창훈 감독, 수영 국가대표팀 노민상 감독 등 텔레비전에선 만나기 힘든 이들과의 속 깊은 이야기도 인기를 모았다. 세 번째 현지 진행인 만큼 노하우도 남다르다. 이씨는 박태환 선수의 자유형 400m 결승전이 있던 날, 박태환 선수 어머니의 옆자리에 앉아 함께 응원을 하며 단독 인터뷰를 했다. “경기장 통제가 심할수록 입장할 때 눈을 부릅뜨고 ‘나 들어갈거야’ 하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맞서야 해요. 진행 요원들이 당황하는 사이 재빨리 들어가는 거죠.” 라디오 취재 특성상 중국 운영진들의 은근한 ‘텃세’나 베이징 현지 분위기가 한결 가깝게 전달돼 청취자들의 호응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한다. 이씨는 남은 기간 동안 중국 조선족 아나운서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하고, 올림픽으로 달라진 중국의 모습과 문화, 풍속을 소개하는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채워나갈 계획이다. 텔레비전에 한 번도 모습을 비치지 않는 선수들을 만나볼 욕심도 있다. “지난 8년 동안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우리 국민들이 도전에 실패한 선수들에게도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고, 비중계 종목 선수들의 이름과 약력을 인터넷에 소개하며 ‘아름다운 올림픽’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런 흐름에 발맞춰서 좀더 색깔 있는 방송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이미경 <씨네21> 기자 friendlee@cine21.com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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