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처클럽
‘조강지처’ 등 9~11시대 시청률 강세…소재 차별화 주효
에스비에스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사진)이 지난달 중순까지 12주 연속 전체 시청률 1위(에이지비닐슨 집계)를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주말 드라마’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저녁 8시부터 방영하는 드라마를 가리키던 기존 ‘주말 드라마’의 개념을 뛰어넘어, 방송 3사가 저녁 8시부터 밤 11시30분까지 방영하는 총 6편의 드라마를 통칭하는 말로 바뀐 것이다.
특히 <조강지처클럽>(토·일 밤 9시55분)에 이어 에스비에스 <행복합니다>(저녁 8시45분)까지 시청률 4위를 기록하자 방송사들이 주말 밤 시청자 붙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평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미니시리즈 중에서 전체 시청률 10위 안에 드는 드라마는 에스비에스 <식객>과 <워킹맘> 정도다.
에스비에스는 밤 9시 이후에 연달아 방영하는 두 편의 드라마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이 시간대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구본근 에스비에스 드라마국장은 “하늘이 두 쪽 나도 ‘가족’을 중심에 놓을 수밖에 없는 8시대 드라마와 달리 중장년 여성들이 주요 시청층인 9시 이후는 소재와 표현이 자유롭다”며 “미니시리즈보다는 20부 이상 연속극이 알맞고 표현의 강도가 강한 드라마들이 호응을 얻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화방송도 얼마 전부터 본격적으로 주말 밤 드라마 전쟁에 합류했다. 중년 여성의 로맨스를 다룬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달콤한 인생> 등 미니시리즈 성격이 짙은 드라마로 호응을 얻은 문화방송은 최근 연속극에 가까운 24부작 <내 여자>(밤 10시35분)에서 과감한 키스신 등 표현의 강도를 높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이섭 문화방송 드라마 부국장은 “이 시간대 시청층의 선호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장르나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하면서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 여자> 후속으로는 소재나 분위기가 전혀 다른 메디컬 드라마 <종합병원>이 방영될 예정이다. 한편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등 ‘대하사극’으로 주말 밤을 호령했던 한국방송은 <대왕세종>(밤 9시5분)이 2텔레비전으로 자리를 옮긴 뒤 시청률이 주춤해 고심하고 있지만 편성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구본근 에스비에스 드라마국장은 “영화와 외화 시리즈를 주로 방영하던 주말 밤이 드라마로 완전히 대체된 것은 국내 드라마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시청자들도 대여섯 편 정도 방영되는 드라마 중에서 두 편 정도 골라 보며 주말을 마무리하는 시청 패턴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경 <씨네21> 기자 friendlee@cine21.com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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