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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전도연 “칸이 내 연기인생의 정점이 될 순 없어”

등록 2008-09-21 19:06수정 2008-09-21 19:32

전도연
전도연
‘멋진 하루’로 돌아온 전도연
옛연인에게 돈받으러 간 노처녀
함께 돈꾸러 다니다 마음 열려
“‘밀양’ 이미지 과대포장돼 걱정
‘멋진하루’뒤 ‘멋진출산’ 준비”

‘칸의 여왕’ 전도연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 <멋진 하루>(감독 이윤기)로 돌아온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해사하게 웃는 그를 만났다. 내년 1월 말 출산을 앞둔 그는 예의 또박또박한 말투로 인터뷰에 응했다. <멋진 하루>는 깐깐하고 자존심 강한 노처녀 희수(전도연)가 1년 전 헤어진 연인 병운(하정우)에게 빌려준 돈 350만원을 받으러 갔다가 맞닥뜨리게 되는 기묘한 상황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들 앞에 다시 선다는 게 어느 때보다도 무서웠고 걱정이 많았어요. 칸 영화제나 <밀양>으로 제 이미지가 과대포장된 것 같아서요.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 마음이 놓이네요.”

<밀양> 이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외국 유명 감독들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최근 다녀온 홍콩영화제에서도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러움을 잃지 않았다. 칸에서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다는 자각을 얻었노라고 고백했다. “나름대로 10년 넘게 연기하고 ‘꽉 찬 상태’에서 칸에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허탈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존심도 상하고 자극도 됐다”며 “안주해서는 안 된다, 칸이 전도연 연기 인생의 정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멋진 하루>는 <밀양>에서 빨리 빠져나와야겠다는 생각에 편한 마음으로 찍은 작품이다. 그렇지만 “어떤 연기든 쉬운 연기는 없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영화에서 돈이 없는 병운은 희수를 데리고 이리저리 돈을 꾸러 다닌다. 병운은 <비스티 보이즈>(감독 윤종빈)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재현’을 연상시키는 얄밉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다. 병운을 따라다니며 짜증스러워했던 희수는 서서히 마음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전도연은 “송강호가 야수 같다면, 하정우는 용왕님 간도 빼먹을 수 있는 토끼 같다”며 “촬영할 때는 ‘이런 인간이 정말 어딘가 있겠지’ 하는 생각에 정말로 짜증이 났었는데, 어느새 병운에게 동화되어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금 스폰지하우스 광화문과 압구정에서는 ‘2008 전도연 특별전’(9월18일~10월1일)이 열리고 있다. <접속>(1997)부터 <밀양>(2007)까지 그의 출연작 10편을 모두 상영한다. 그는 “시사회 말고는 내가 출연한 영화를 극장에서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특별전에 대한 호기심이 크다”며 “되게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겸손해했다. 출연작 중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작품을 꼽아달라는 부탁에 그는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게 한 <접속>, ‘내가 이런 배우구나’ 하는 사실을 인식하게 해 준 <해피엔드>, 그리고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밀양>”을 꼽았다.


여배우 기근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서, 작품성을 우선순위로 한 신중한 영화 선택과 연기에 대한 무한한 열정으로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는 전도연. 그는 <멋진 하루>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접고 출산 준비에 들어간다. 25일 개봉.

글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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