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이어 ‘신의 물방울’ ‘시티헌터’ 등
한국 케이블방송에서 인기를 끈 대만 드라마 <유성화원> <장난스런 키스>의 공통점은? 모두 일본 인기 만화를 대만에서 먼저 드라마로 만들어 아시아 시장에 되판 작품들이다. 이미 외국시장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콘텐츠를 활용하는 이런 전략이 한류에도 통할까? 오는 12월 한국방송에서 방영하는 <꽃보다 남자>를 시작으로 <시티헌터> <신의 물방울> 등 일본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들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다.
‘한류 전략’ 일종…성공여부 관심
‘신의 물방울’ 배용준 출연 가능성
‘시티헌터’ 주인공은 정우성 예정 대만·일본에서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나온 <꽃보다 남자>는 트렌디 드라마의 교본 같은 만화다. 부잣집 아이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 한 평범한 여학생이 전학을 온 뒤 그 학교의 실세이자 재벌2세 꽃미남들인 ‘에프4’ 멤버들의 사랑을 받는 이야기로, 계급을 뛰어넘는 사랑에 성장 드라마, 신데렐라 판타지를 섞은 청춘멜로의 종합선물세트다. 제작비 70억원 규모로 만들어지는 한국판은 <쾌걸춘향> 등에서 경쾌한 드라마를 만드는 데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 전기상 피디가 연출하고,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 #3> 등을 쓴 윤지련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한국판의 꽃미남 4인방은 누가 될지에 대해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한국의 대표 아이돌만 모아 만드는 일은 없다”며 “신선한 얼굴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현실에 맞게 설정을 살짝 바꾸거나 이야기 전개의 빈구석을 채워넣는 정도만 손을 보고 원작을 충실하게 따를 계획이다. 부잣집 아이들만 다니는 학교를 한국 교육 제도에서도 있을 법한 곳으로 바꾸고, 여자 주인공이 입학한 뒤부터 다룬 원작과 달리 입학하기까지 과정을 보충해 넣는 식이다. 배종병 한국방송 기획피디는 “캐스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일본 쪽에서 방영권을 사겠다는 제안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류의 상징인 배용준의 소속사 키이스트가 제작하는 <신의 물방울>은 일본에서 220만부, 한국에서 170만부가 팔린 인기작인데,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은 없었다. 한 유명 와인평론가가 “위대한 와인 12병과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와인 한 병이 무엇인지 맞히는 사람에게 재산을 상속하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이 유언을 놓고 타고난 미각을 지닌 평론가의 친아들과 유망한 와인평론가가 대결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와인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알려준다. 키이스트의 양근환 이사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와인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해 기획한 작품”이라며 “어떤 역으로든 배용준씨가 나올 가능성이 크고 그 점 때문에 드라마 제작권리를 사는 데 유리했다”고 말했다. 내년 중·하반기에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1980년대를 주름잡은 ‘코믹누아르’ <시티헌터>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 등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애니메이션과 청룽이 주연한 영화로 나오기는 했지만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에바 료는 빼어난 판단력과 사격 솜씨를 뽐내는 해결사 청부업자인데, 그에게도 큰 약점이 있으니, 미녀만 보면 물불을 안 가리고 덤빈다는 점이다. 이 주인공을 정우성이 맡아 올해 말·내년 초께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작의 인기를 업고, 외국인에게도 친숙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이제까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한국 드라마는 거의 없었다. 일본 만화가 지닌 독특한 정서를 한국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을지 위험 부담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사들은 몇 년 사이 미국·일본 드라마가 케이블텔레비전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한국에서도 수용자층이 넓어졌다고 보고 있다. 또 외주제작사가 늘면서 새로운 소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일본 원작에 눈을 돌리는 데 한몫했다. <쩐의 전쟁> <식객> 등 한국 인기 만화를 바탕으로 삼은 드라마들이 성공하자 유명 작가의 작품은 드라마 제작 판권료도 1억원대까지 뛰었다. 일본 출판사들은 드라마 제작 권리를 팔 때 제작사가 원작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깐깐하게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보다 남자>의 경우 드라마 제작 권리를 사는 데만 2년이 걸렸다. 물론 힘들게 제작권리를 사들였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원작의 골수팬은 쉽게 드라마의 극렬 안티팬으로 바뀔 수 있다. 배종병 책임피디는 “<꽃보다 남자>도 원작뿐 아니라 다른 나라 드라마와도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수많은 팬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신의 물방울’ 배용준 출연 가능성
‘시티헌터’ 주인공은 정우성 예정 대만·일본에서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나온 <꽃보다 남자>는 트렌디 드라마의 교본 같은 만화다. 부잣집 아이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 한 평범한 여학생이 전학을 온 뒤 그 학교의 실세이자 재벌2세 꽃미남들인 ‘에프4’ 멤버들의 사랑을 받는 이야기로, 계급을 뛰어넘는 사랑에 성장 드라마, 신데렐라 판타지를 섞은 청춘멜로의 종합선물세트다. 제작비 70억원 규모로 만들어지는 한국판은 <쾌걸춘향> 등에서 경쾌한 드라마를 만드는 데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 전기상 피디가 연출하고,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 #3> 등을 쓴 윤지련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한국판의 꽃미남 4인방은 누가 될지에 대해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한국의 대표 아이돌만 모아 만드는 일은 없다”며 “신선한 얼굴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현실에 맞게 설정을 살짝 바꾸거나 이야기 전개의 빈구석을 채워넣는 정도만 손을 보고 원작을 충실하게 따를 계획이다. 부잣집 아이들만 다니는 학교를 한국 교육 제도에서도 있을 법한 곳으로 바꾸고, 여자 주인공이 입학한 뒤부터 다룬 원작과 달리 입학하기까지 과정을 보충해 넣는 식이다. 배종병 한국방송 기획피디는 “캐스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일본 쪽에서 방영권을 사겠다는 제안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류의 상징인 배용준의 소속사 키이스트가 제작하는 <신의 물방울>은 일본에서 220만부, 한국에서 170만부가 팔린 인기작인데,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은 없었다. 한 유명 와인평론가가 “위대한 와인 12병과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와인 한 병이 무엇인지 맞히는 사람에게 재산을 상속하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이 유언을 놓고 타고난 미각을 지닌 평론가의 친아들과 유망한 와인평론가가 대결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와인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알려준다. 키이스트의 양근환 이사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와인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해 기획한 작품”이라며 “어떤 역으로든 배용준씨가 나올 가능성이 크고 그 점 때문에 드라마 제작권리를 사는 데 유리했다”고 말했다. 내년 중·하반기에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티헌터〉의 주연을 맡은 정우성(왼쪽) . 씨네21 제공/ 〈신의 물방울〉에 출연 가능성이 큰 배용준. BOF 제공
1980년대를 주름잡은 ‘코믹누아르’ <시티헌터>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 등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애니메이션과 청룽이 주연한 영화로 나오기는 했지만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에바 료는 빼어난 판단력과 사격 솜씨를 뽐내는 해결사 청부업자인데, 그에게도 큰 약점이 있으니, 미녀만 보면 물불을 안 가리고 덤빈다는 점이다. 이 주인공을 정우성이 맡아 올해 말·내년 초께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작의 인기를 업고, 외국인에게도 친숙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이제까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한국 드라마는 거의 없었다. 일본 만화가 지닌 독특한 정서를 한국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을지 위험 부담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사들은 몇 년 사이 미국·일본 드라마가 케이블텔레비전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한국에서도 수용자층이 넓어졌다고 보고 있다. 또 외주제작사가 늘면서 새로운 소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일본 원작에 눈을 돌리는 데 한몫했다. <쩐의 전쟁> <식객> 등 한국 인기 만화를 바탕으로 삼은 드라마들이 성공하자 유명 작가의 작품은 드라마 제작 판권료도 1억원대까지 뛰었다. 일본 출판사들은 드라마 제작 권리를 팔 때 제작사가 원작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깐깐하게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보다 남자>의 경우 드라마 제작 권리를 사는 데만 2년이 걸렸다. 물론 힘들게 제작권리를 사들였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원작의 골수팬은 쉽게 드라마의 극렬 안티팬으로 바뀔 수 있다. 배종병 책임피디는 “<꽃보다 남자>도 원작뿐 아니라 다른 나라 드라마와도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수많은 팬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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