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SBS 새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문근영 남장 여자 출연
조선시대 천재 화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이 사랑하는 사이였다? 이정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에스비에스(SBS) 새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밤 9시55분)이 24일 베일을 벗는다.
남녀의 애정을 다룬 그림으로 유명한 신윤복이 ‘여자’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한 소설처럼 드라마에서도 극중 신윤복 역을 맡은 ‘국민 여동생’ 문근영(왼쪽)은 남장 여자로 등장한다. 지난 17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문근영은 남자 목소리를 내느라 목이 많이 쉬었다.
“소리를 높이려면 목소리가 얇아져서 힘을 더 냈더니 목소리가 회복이 잘 안 돼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른 이유(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남자로 살아야 하는 인물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서당’ ‘씨름도’ 등 생동감 넘치는 풍속화를 그린 김홍도 역은 박신양(오른쪽)이 연기한다. <쩐의 전쟁>에 이어 박신양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장태유 피디는 “18세기 천재 화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의 사랑과 예술, 미스터리에 관한 드라마”라고 <바람의 화원>을 소개했다.
도화서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김홍도와 신윤복은 정조(배수빈)의 지시 아래 백성들의 삶을 그림으로 그려내며 친해진다. 김홍도는 점점 남자인 신윤복에게 감정의 혼란을 느끼게 되고, 여자인 줄 모르고 신윤복에게 빠져 든 기생 정향(문채원)의 사랑도 동성애라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장 피디는 “정향과 신윤복의 사랑은 겉으로 봐서 정상적인 것으로, 혹시나 동성애 코드를 (흥행에) 이용한다는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천재들은 으레 ‘괴짜’로 나오듯이 <바람의 화원>도 김홍도를 호탕한 성격에 일을 저지르는 캐릭터로, 신윤복은 조용한 성격이면서 뒤로 사고 치는 캐릭터로 해석해 재밌는 상황들을 만들어낸다. 김홍도가 호랑이 그림을 그리다 호랑이에게 쫓겨 폭포에서 떨어지거나 신윤복이 사대부 집 여인을 몰래 그리다 쫓겨다니는 식이다.
같은 시간대인 문화방송 <베토벤 바이러스>가 클래식을 내세운 ‘음악 드라마’라면 <바람의 화원>은 동양화를 화면으로 옮긴 ‘그림 드라마’. 같은 주제도 다르게 그리는 두 화가의 그림들이 화면을 화첩 삼아 펼쳐질 예정이다. 장사꾼 김조년 역을 맡은 류승룡은 “그림 그리는 장면이 길게는 3박4일, 짧으면 6시간 정도 걸렸다. 그림을 보여주는 데 심혈을 기울인 만큼 드라마를 따라가면 그림 보는 감식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씨네 21>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