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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서해안 섬마을에 내려온 ‘영어 천사’

등록 2008-09-24 18:35

김윤경(25)
김윤경(25)
교육방송 ‘…영어를 만나다’ 김윤경씨
충남 서산 웅도 아이들 영어 재미에 푹
충남 서산의 작은 섬마을 웅도에 어여쁜 영어 천사가 내려앉았다. 교육방송의 케이블·위성채널 이비에스 잉글리시 <섬마을 아이들, 영어를 만나다!>(월 오전 9시50분)에 새러(Sara) 선생님으로 나오는 김윤경(25)씨. 지난 5월, 전교생 6명인 웅도 분교에 그는 아이들의 영어 길라잡이로 찾아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 뉴저지로 이민 간 김씨는 뉴욕 파슨스대학 의상학과를 나와 2003년 미스코리아 뉴욕 진에 뽑혔던 재원. 올 초 지인의 연락으로 교육방송의 제의를 받았다는 그는 “알파벳도 몰라 매일 학교 화장실에서 울던 어릴 때가 생각났다. 아이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16일 찾아간 웅도는 외떨어진 섬은 아니지만 20m 남짓한 물길이 하루에 두어 차례밖에 열리지 않는 곳이었다. 분교 아이들에게 영어는 낯설지만, 교실 분위기만큼은 열기로 가득하다.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손을 번쩍 들어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선생님의 옆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자리 쟁탈전도 벌이는 모습이었다.

배움의 기회가 골고루 닿지 않는 섬마을 아이들에게 영어를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자는 취지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프로그램을 감수한 전문가 솔루션 위원인 청주교대 민덕기 교수(영어교육)는 “아동 교육에서는 교사와의 관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새러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이 영어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교 옆 관사에서 지내면서 어느새 이곳 사람이 다 됐다. 패셔너블한 뉴요커에서 섬처녀로의 변신을 두고 그는 스스로 축복이라고 말한다. 흔히들 ‘갇혀 지내느라 답답하지 않느냐’고 묻곤 하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신기할 정도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는 창밖의 바다 풍경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밤에는 또 어떻구요. 깜깜한 가운데 저 멀리 배의 불빛이 보이기도 하고 갯벌에서는 조개가 사그락사그락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제작진들은 이제 아이들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11월 종영을 앞두고 새러 선생님과 제작진이 준비한 마지막 선물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뉴욕여행. 김씨는 “섬 밖으로 잘 나가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견문 체험을 제공해 영어에 대한 흥미를 지속시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산/글 구혜진 <씨네21>기자 999@cine21.com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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