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광조 교무(왼쪽)
아리랑TV 새터민 학교 인도인 선생 등 5일간 조명
새터민 청소년들을 위한 중고교 통합 특성화학교인 경기도 안성의 한겨레중고등학교. 원불교가 위탁교육을 맡고 있는 이 학교에는 인도인 사감인 원광조 교무(왼쪽)가 있다. 본래 이름은 타시돌마. 원불교에서는 유일한 외국인 여성 성직자다. 요가와 명상, 영어를 가르치는 원 교무는 학생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며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부모와 생이별한 아이들을 엄마처럼 보듬어준다. 홀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 아이들이 낯선 이국땅에서 구도의 길을 찾는 자신과 닮아 있어서다.
아리랑 티브이는 ‘새터민의 인도인 사감 선생님’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6일부터 10일까지 저녁 8시 <코리아 나우-한국 땅에서 길 찾는 외국인 구도자들>을 방영한다. 일본인 천주교 수사, 미국인 주지스님, 아일랜드인 수녀, 귀화한 무슬림 등 한국 땅에서 살아가는 외국인 구도자들을 만나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 한국 사람들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들어본다.
7일에는 19년째 한국에 살면서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봉사생활을 하고 있는 일본인 천주교 수사를 소개한다. 천주교 작은형제회 한국관구 소속의 고사카 빈첸시오 수사. 일본에 있을 당시 재일동포들이 과거 역사 때문에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국은 그에게 ‘숙제의 땅’이었다.
사람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먹을 것이라고 보는 고사카 수사는 봉사의 수단으로 요리를 선택했다. 서울 제기동 프란치스코의 집에서 15년 동안 ‘노숙자들의 주방장’으로 살았고, 지금은 경남 진주에서 홀몸노인들의 끼니를 챙기며 식사 봉사를 하고 있다.
제작진은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계룡산 자락에 안거하게 된 파란 눈의 미국인 스님들(8일), 전남 목포에서 장애인들의 어머니로 통하는 아일랜드인 수녀(9일), “전주, 사랑해요”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무슬림 학압두 박사(10일)의 생활을 통해 종교와 국적을 뛰어넘은 이들의 실천하는 사랑을 전한다.
연출자 권태철 피디는 “한국에서 구도의 길을 찾는 외국인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며 “선교를 위해 왔지만 종교를 떠나 봉사하는 삶을 살면서 한국과 다른 나라를 잇는 다리 구실도 하는 이들을 통해 다문화 사회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미영 <씨네 21>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아리랑 티브이 제공
사진 아리랑 티브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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