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
SBS 새 주말극 ‘가문의 영광’…옛것 소중함 일깨워
‘조강지처’들이 떠난 자리에 종갓집 사람들이 들이닥친다. 11일부터 <조강지처클럽> 후속으로 방송되는 에스비에스 새 주말극 <가문의 영광>(밤 9시55분)은 바람 잘 날 없는 하씨 종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같은 이름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가문의 영광>은 영화 속 ’조폭‘ 집안 못지 않게 ’콩가루‘다. 종주(宗主)의 임종을 앞두고 차기 종주인 하만기(신구)는 자손들을 불러들이지만, 그 시각 두 손자 부부는 나란히 경찰서에 있다. 작은손자 태영(김성민)이 간통 현장을 들킨 모텔에서 큰손자 수영(전노민)의 아내 또한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 결국 두 며느리는 종주의 상을 치르고 이혼을 선언한다. 막내 손녀 단아(윤정희)는 이름에 걸맞게 ‘단아한’ 삶을 살아가며 가문을 지키려 하지만, 졸부집 아들 강석(박시후)과 티격태격 로맨스에 빠지면서 집안에 또 한번 파란을 일으킨다.
정지우 작가는 “가장 촌스러운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말로 드라마를 설명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전통적 가치를 지키려는 종가의 이야기는 조금은 시대에 맞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상처 주지 않으려고 입 바른 소리를 못하는 단아를 통해 조금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면서 사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할 것”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가문의 영광>은 옛 방식이 좀더 인간적인 삶을 만들어줄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옛 것의 소중함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진은 12일에 방송될 2회분 전체를 전통 장례식 장면으로 채우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 장면은 경남 하동에 있는 실제 종가에서 80여 명의 보조출연자를 동원해 6일 동안 촬영했다. 연출을 맡은 박영수 피디는 “의상, 음식, 한옥 등 우리 문화의 훌륭한 점을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가문의 영광>에는 4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마야를 비롯해 신다은, 전혜진 등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새 얼굴들도 포진해 있다. 제대로 된 가족극을 보여주겠다는 <가문의 영광>이 과연 <조강지처클럽>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태영 역을 맡은 김성민은 “<조강지처클럽>이 텃밭을 넓게 가꾸어놨으니 우리는 그 위에서 새로 농사를 지으면 된다”는 말로 전작에 대한 부담을 털어냈음을 시사했다.
피소현 <씨네21> 기자 plavel@cine21.com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