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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드라마 패러디 고수 ‘김여사’ 떴다

등록 2008-10-08 17:55수정 2008-10-09 13:09

김나영(사진)
김나영(사진)
전업주부 김나영씨 블로그 인기
아이 사진 올리다 ‘전문작가’로
인기 드라마의 장면과 대사를 소재 삼아 새 이야기를 만드는 드라마 패러디가 사이버 세상의 즐거운 ‘놀이’로 자리잡은 요즘, ‘김여사’라는 패러디 고수가 웹상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김여사가 뜬 무대는 문화방송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지난달 11일 2회분에서 주인공 강마에(김명민)가 “클래식은 귀족 음악이니 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야유한 다음날 김여사는 기발한 비틀기로 맞받았다. “이순재(<이산>), 장근석(<쾌도 홍길동>)은 왕으로 연기했고, 이지아는 왕의 여자(<태왕사신기>)로 나왔는데, 김명민은 장군(<불멸의 이순신>)이었으니 귀족·천민 여부는 다시 따져봐야 한다”며 ‘출신성분’을 들추는 패러디물을 선보인 것.

호응은 뜨거웠다. ‘김여사의 드라마리폼’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한 주에 한두 편씩 연재되는 그의 작품은 하루 조회수가 3만~10만에 이른다.

현실의 ‘김여사’는 두 딸을 둔 스물일곱 살 전업주부 김나영(사진)씨다. 그림, 만화, 사진 전공자도 아니고 고교를 나와 출판사에서 잠시 일한 것이 직장 경력의 전부다. 컴퓨터도 몰랐던 김씨가 ‘포토샵’에 손을 댄 건 큰딸 돌잔치에 아이의 사진과 글을 합성한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작심한 게 계기가 됐다. 이때 익힌 솜씨로 평소 즐겨찾던 사이트에 게시물을 올렸더니 패러디 전문 사이트 ‘풀빵닷컴’에서 육아일기를 연재하자는 제안이 왔다.

“보통은 우리 아이 예쁘죠, 라는 식으로 예쁜 사진만 올리는데 저는 사람들이 공감하며 웃을만한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댓글을 보면서 무얼 재미있어 하는지 연구도 하고요.”

2004년 시작한 육아일기는 최고 4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지난 7월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그 사이 재미삼아 드라마 <주몽>의 패러디물을 두 편 만들었는데, 그 일이 발단이 돼 문화방송과 계약까지 맺었다. 지금은 편당 작품료 받는 ‘전문작가’다.

김씨는 “평일엔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를 모두 보고 주말엔 영화, 공연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찾는다”고 했다. 연재에 필요한 만화 작법을 익히고, ‘소통의 기술’을 다룬 책들도 탐독하느라 하루 서너 시간 밖에 못 잔다고 한다. “낮에는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 키우는 주부로, 밤에는 조회수와 댓글에 목숨 거는 ‘김여사’로 철저한 이중생활을 한다”는 김씨가 바라는 건 “이야기거리 많은,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글 이미경 <씨네21> 기자 friendlee@cine21.com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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