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진출 등 활동상 담아
스타다큐 시청률 의식 논란도
스타다큐 시청률 의식 논란도
문화방송 <엠비시 스페셜>(금 밤 9시55분)이 10일 가수 겸 연기자 비의 할리우드 활동과 세계적인 엔터테이너로 성장하려는 노력을 담은 다큐멘터리 ‘비가 오다’(사진)를 방영한다. 그런데 이 ‘비가 오다’ 편은 지난달 26일 방영된 ‘나는 이영애다’ 편에 뒤이은 것이어서, 연예인 편중이라는 논란을 낳았다. 특히 오는 17일 문화방송이 방영하는 쇼 프로그램 <비 컴백 스페셜>이 ‘비가 오다’의 2편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문화방송 간판 다큐가 특정 연예인을 2부작으로 다루면서까지 시청률을 챙기려 한다”는 비난도 받았다.
<엠비시 스페셜>을 맡고 있는 윤미현 책임피디는 “연예인을 소재로 한 다큐는 왜 만들면 안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소재가 연예인이라는 점 말고, 이런 사람을 소재로 다큐멘터리가 이 정도 이야기밖에 못 끌어냈느냐고 비판한다면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윤 피디 역시 만듦새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애초 이영애편보다 먼저 기획돼 지난 5월 촬영을 시작했지만, ‘바이오그래피’라는 새 분야에 대한 도전이라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피디는 “비틀스의 삶과 음악을 다룬 <비틀스 앤솔러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만든 <노 디렉션 홈: 밥 딜런> 등 외국에선 스타를 소재로 한 바이오그래피 형식의 다큐가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며 “철저히 인터뷰 중심인 외국 다큐와 달리 국내 시청자들의 정서를 고려해 ‘생활 모습’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지만, 이것이 궁극의 지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학·역사·환경·인간·사회 등 폭넓은 분야에 관심을 두는 기존 제작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그는 “고추의 매운맛을 따라 떠나는 ‘스파이스 루트’와 북극에서 장기간 촬영한 환경 다큐 등 다양한 다큐들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재 연성화’를 피할 수 없으리라는 고민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5월 개편을 계기로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이 포진한 금요일 밤으로 시간대를 옮긴 <엠비시 스페셜>은 정통 다큐의 주요 시청층인 30대 남성이 아니라 이 시간대에 티브이를 즐겨 보는 30~40대 여성들을 공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윤 피디는 “시청층을 고려한 소재를 발굴해 좀더 ‘친절한’ 다큐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씨네21> 기자 friendlee@cine21.com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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