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아내와 여자’
남편·아내·동생 3색 외도
남편·아내·동생 3색 외도
또 다시 ‘불륜’이다. <난 네게 반했어>로 ‘건강한 아침드라마’를 내세웠던 한국방송이 20일 첫 방송되는 후속작 <아내와 여자>(K2 월~토 오전 9시)에서 다시금 불륜 코드를 선택했다.
홈쇼핑 회사 간부인 태환(이주석)은 같은 회사 팀장으로 일하는 연하(이응경)와 부부다. ‘얼음왕자’라 불릴 정도로 냉정하고 일에만 몰두하던 그가 신입 피디인 희수(정소영)와 사랑에 빠진다. 희수는 태환과의 관계를 정리하려 동료 피디와 결혼까지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의 도피를 하기에 이른다.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끼던 연하 또한 아들의 미술 선생 욱현(조성하)과 영혼의 교감을 나누기 시작한다. 여기에 연하의 동생 준하(홍일권)도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첫사랑 여진(이일화)과 다시 만나면서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불륜’에 빠지는 <아내와 여자>가 ‘아침드라마=불륜’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작인 <난 네게 반했어>가 ‘불륜과 출생의 비밀 없는 착한 드라마’라는 호평 속에도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다시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를 잡으려 한다는 혐의를 지우기 어렵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전성홍 피디는 “소재가 불륜이긴 하지만 자극적인 상황보다는 사랑에 얽힌 인물의 심리와 감정의 교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태환 역을 맡은 이주석은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으로 안방극장에 얼굴을 알린 배우다. 이 드라마로 데뷔 13년 만에 주연을 맡았다. 이주석은 “<부부클리닉…>에 딱 여섯 번 출연했을 뿐인데 재방송이 많아서 그런지 ‘불륜남’의 이미지가 됐다”며 “불륜은 어떻게 연기 표현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시청자가 태환의 사랑을 미워하기보다는 안타까워할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내와 여자>의 애초 제목은 <이혼하지 않는 여자>였다. 그렇다면 결국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일까. 한준영 작가는 “바람 피우는 남편을 두고 아내가 현명하게 대처해 가정을 지켰다는 식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이혼하지 않으려고 참고 살던 여자들이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고 용기를 내는 이야기”란다. 제작진의 말대로 불륜을 미화하지 않으면서 따뜻하고 공감가는 내용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피소현 <씨네21> 기자 plavel@cine21.com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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