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환경스페셜’ 한국 습지 조명
4일까지 열리는 ‘환경 올림픽’ 람사르총회에 맞춰 습지의 가치를 알리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고 있다. 한국방송 1텔레비전 <환경스페셜>의 ‘인간과 습지’ 3부작. 지난달 29일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한국의 서남 해안 갯벌을 소개한데 이어 5, 12일에는 논과 제주 오름 등 국내 다른 습지의 생태계를 소개하는 2, 3편이 시청자를 찾아간다.
간척과 매립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습지는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 자산이다. 각종 어패류, 동식물들의 서식지이면서 오염 물질 정화, 홍수 조절 등 사회·경제적으로도 이로운 구실을 한다. 5일 밤 10시 방영되는 2편에선 람사르총회의 화두이기도 했던 인공습지 ‘논’을 조명한다. 쌀 생산 공간이라는 인식을 넘어,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습지로 인정받고 있는 논은 그야말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다. 애물땡땡이, 버들붕어, 드렁허리, 게아재비 등 이름도 특이한 수서 곤충들뿐 아니라 뜸부기, 호사도요, 장다리물떼새 등의 물새들도 터를 잡고 있다. 제작진은 언제 갈아엎을지 모르는 땅속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의 모습과 인간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논에서 살아가는 새들을 관찰하며 논에 존재하는 정교한 먹이사슬을 카메라에 담았다.
12일 방영하는 3편 ‘물영아리’는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람사르협약의 보존 습지로 등록된 제주 오름(기생화산) 습지의 사철을 보여준다. 오름 위에 숨겨진 물영아리 습지는 우포늪이나 순천만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생태적 희소성은 그 어느 곳보다 크다. 멸종 위기의 야생동물 2급인 물장군, 맹꽁이가 발견된 것은 물론, 국내 미기록종이면서 일본 전멸 위기종인 영아리 난초가 국내 최초로 보고되기도 했다. 삼광조, 휘파람새, 흰눈썹황금새 등 새들의 낙원으로 통하는 물영아리의 사계는 원시 생태를 보는 듯 신비하기만 하다. 앞서 지난달 29일 선보인 1편 ‘갯벌’에서는 특수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짱뚱어, 망둥어 등 갯벌 속에서 생활하는 습지 생물들의 생태와 번식 과정을 보여준 바 있다. 제작진은 “갯벌과 논은 인간의 중요한 경제활동 공간일 뿐 아니라 인류가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이자 수천년 지속 가능한 아시아적 생태 유산”이라며 “이런 가치를 사실적으로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씨네21>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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