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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마지막이 될지 모를 북극의 기록

등록 2008-12-04 18:00수정 2008-12-04 18:10

MBC 다큐 ‘북극의 눈물’
1년간 20억원 들여 제작
해가 지지 않는 북극의 여름은 아름답다. 바다 위 광활한 ‘얼음 대지’에 약간의 균열이 생기면, 원주민 이누이트족은 개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사냥에 나선다. 특급 사냥감인 일각고래는 ‘푸우 푸우’ 거친 숨을 쉬며 수면 위로 긴 뿔을 내밀고, 바다표범 가족은 얼음 위에 지친 몸을 누인다. 그 찰나의 휴식을 틈타 먹잇감을 공격하려는 북극곰의 자태가 매섭다.

문화방송이 지난 1년 동안 제작비 20억원을 들여 완성한 다큐멘터리 3부작 <북극의 눈물>(7일부터, 일 밤 10시35분)은 북극의 드넓은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 그리고 인간에 대한 서사시다.

국내 최초로 사용된 최첨단 항공 촬영 장비 ‘시네플렉스’는 하늘을 나는 새떼 아래로 짧은 풀이 돋아난 대지 위를 달리는 수백 마리의 순록을 흔들림 없이 잡아낸다.

그러나 이 모든 장관은 몇 년 뒤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 제작진은 이누이트 사냥꾼들 사이에서 수천 년간 대물림된 사냥법이 급격한 지구 온난화 앞에선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얼음이 녹아버려 마땅히 쉴 곳을 찾지 못하는 바다표범과, 덕분에 수천 킬로미터를 걷고도 종일 배를 곯는 북극곰은 ‘멸종’이 더는 사전 속 단어가 아님을 보여준다.

공동연출을 맡은 허태정 피디는 “찾아간 곳이 비교적 온난화가 덜 진행된 그린란드 서부와 캐나다 북동부였으나 예상보다 훨씬 상황이 심각했다”며 “시청자들이 북극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이곳을 잃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북극의 가장 위협적인 육식 동물인 북극곰이 얼음 사이로 돋아난 해초를 뜯어먹는 장면을 보면서, 따뜻한 남쪽 나라에 사는 우리가 더 따뜻한 삶을 위해 어떤 행태들을 보였는지 되돌아보자는 얘기다.

북극의 생태에 대한 국내 처음이자 마지막 기록이 될지도 모를 <북극의 눈물>은 1편 ‘얼음 왕국의 마지막 사냥꾼’(7일), 2편 ‘얼음 없는 북극’(14일), 3편 ‘해빙, 사라지는 툰드라’(21일)로 나뉘어 방송된다.

뒤이어 28일 밤 10시35분에는 다큐 제작진의 촬영 일지가 별도로 방송된다. 영하 50도의 추위 속에 지구를 세 바퀴 돌고도 남을 만한 거리를 이동하며 300일간 씨름한 촬영 과정의 고투와 뒷이야기들을 담았다.


이미경 <씨네21> 기자 friendlee@cine21.com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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