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브론즈마우스상을 수상했다. 브론즈마우스상은 MBC가 10년 동안 MBC 라디오를 진행한 진행자에게 주는 상이다. (서울=연합뉴스)
MBC 라디오 10년 진행으로 브론즈마우스상 수상
8년째 MBC 표준 FM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하며 각계 이슈메이커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해온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1986년 10월 '젊음의 음악캠프'의 DJ로 라디오와 인연을 맺은 후 2000년 10월부터 '시선집중'에서 날카로운 진행 솜씨를 보여 온 손 교수가 브론즈마우스상을 받았다.
브론즈마우스상은 MBC가 10년 동안 MBC 라디오를 진행한 진행자에게 주는 상이다. 수상자는 진행 누적 연수가 10년이 돼야 하며 한 프로그램을 5년 이상 진행하면서 MBC 라디오 청취율 순위에서도 20위 내에 들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손 교수는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시선집중'을 8년 동안 진행했는데 시사프로그램의 특성상 첨예한 문제를 다루다 보니 힘들 때가 많았다"며 "하지만 그 8년을 더해 10년 동안 라디오를 진행했다는 것에 나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끼기도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선집중'을 진행하면서 가장 까다로왔던 이슈로 'PD수첩'의 보도와 관련된 '황우석 사태'를 꼽았다.
"'시선집중'은 라디오 프로그램이라 'PD수첩'과는 다른 부서였지만 같은 회사에 소속된 입장이었지요. 많은 청취자는 '황우석 사태'의 진위가 가려지기 전까지 '시선집중'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황우석 박사 측과 인터뷰하려 했으나 어려웠고, 'PD수첩'의 한학수 PD, 최승호 CP와 인터뷰했습니다. 객관적으로 접근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가 'PD수첩'의 편을 안 들어주는 게 돼버렸어요. 그게 '시선집중'의 원칙이 아닐까요. 모든 사안에 객관적으로 접근하면서 다른 각도로 보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합니다"
날카로운 질문으로 출연자를 곤란한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하는 부분에 대해 "'어렵게 출연자를 모셨는데 다음부터 안 나오실 수 있으니 부드럽게 질문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는 문제"라면서 "청취자의 다양한 요구를 적절하게 소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고민은 많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아닌 '인간 손석희'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매우 부드럽고 감성도 충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면이 있다"고 웃으며 "프로그램의 코너인 미니인터뷰는 감성적인 측면도 있다. '시선집중'이 인간적인 얼굴을 한 감성적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보여줄 기회이기 때문에 이 코너를 무척 아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몇 달 전에 99세 된 할머니가 출연해 하모니카를 분 적이 있다"며 "내년 그분이 100세가 될 때 내가 하모니카로 생일노래를 불러드릴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시선집중'의 인터뷰는 편집이 안 되기 때문에 숨소리까지 그대로 전달되는 강점이 있다"며 "정치인 인터뷰 등 정치 분야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라디오가 이를 부활시키고 개척한 면이 있는데 '시선집중'이 맨 앞자리에 있다는 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의 자격에 대해 "사회적으로 소외돼 본 분들이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가 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겪어본 분들이라면 휴머니즘을 갖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에는 서울 여의도 MBC경영센터에서 브론즈마우스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서는 엄기영 MBC 사장이 축사했고, 가수 권진원이 '푸른 강물 위의 지하철' 등을 부르며 축하했다.
손 교수는 "새벽에 쭈그리고 앉아서 양말을 신을 때는 괴롭기도 하다"며 "하지만 6시10분 마이크 앞에 앉으면 2000년 10월의 선택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되뇌게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 교수는 브론즈마우스 수상을 기념해 이날 오전 라디오 스튜디오에 청취자 17명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열혈 청취자들은 '샤워 후 거울을 보며 나이에 비해 괜찮다고 스스로 느끼지는 않는가' 등 가벼운 질문부터 '정치권에서 제의가 있다면 응할 것인가', '언론인의 역할과 기능은' 등 여러 가지 궁금한 사안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손 교수는 "어느 정부에서든 국가와 언론은 갈등관계일 수 밖에 없다"며 "어떤 정부가 자기확신에 빠졌다면 이런 부작용을 막거나 중화하는 것이 언론이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나름대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권에 진출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라디오는 개인적으로 내가 방송을 새롭게 시작하게 한 계기를 마련해 준 곳"이라며 "내 방송의 마지막도 라디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그러면서 "몇 달 전에 99세 된 할머니가 출연해 하모니카를 분 적이 있다"며 "내년 그분이 100세가 될 때 내가 하모니카로 생일노래를 불러드릴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브론즈마우스상을 수상했다. 브론즈마우스상은 MBC가 10년 동안 MBC 라디오를 진행한 진행자에게 주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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