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넷 ‘서울무림전’ 20일 첫방
평범한 도시민으로 살아가던 무림 고수들이 깨어난다. 엠비시드라마넷에서 오는 20일 밤 11시에 첫 방송하는 16부작 <서울 무림전>(토 밤 11시)은 고려 말 봉인된 절대 무공의 비기 <금강전경>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는 무공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본격 무협 드라마다. 그러나 강호의 진정한 주인을 찾기 위한 한판 승부는 우아한 대나무숲이 아니라 버스와 트럭이 달리는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다. 21세기 무협인들이 음식점, 한의원 등을 경영하며 신분을 숨긴 채 살아 가는 까닭이다.
주인공 이름은 김동해. 취직 시험에 낙방하는 게 특기인 청년 백수인데, 그나마 어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집 심부름마저 소홀히하는 게으름뱅이다. 그는 틈만 나면 만화방에서 빈둥거리는 ‘찌질이’지만 자신도 모르는 ‘출생의 비밀’이 있으니, 어머니는 ‘어둠의 세력’인 흑마교 교주 출신이고, 아버지는 무림 명문가 진산파의 후예였다는 점이다. 그는 ‘금지된 사랑’의 결과물이자 선과 악이 빚어낸 생명체다.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영웅으로 성장하는 김동해 역은 문화방송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했던 박기웅(오른쪽)이 맡았다. 전작에서 낮에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밤에는 전설적인 문화재 도굴꾼이었던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홍길동’으로 살았던 그의 캐릭터는 <서울 무림전>에서 복제되고 진화한다. 그를 돕는 이들은 백초파의 외동딸 소청비(장희진·왼쪽)와 진산파의 수제자 은치우(이주석), 고문서 해독 전문가 한설(한예원), 그리고 ‘동네 형’ 이만기(문세윤) 등이다. 이들은 현재 흑마교 교주인 마호성(박리디아)의 계략과 위협에 맞서면서, 자칫 세상을 큰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전설의 <금강전경>을 찾아 나선다.
도심 마천루 사이를 날 듯이 누비고, 달리는 트럭 위에 올라타는 무인들. 덕분에 시원하고 거침없는 ‘와이어 액션’이 쉴 새 없이 펼쳐지는 것이 이 드라마의 절대 미덕이다. 주인공이 점점 더 강력한 적과 대결하면서 무공 실력이 늘고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되는 설정은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과 닮았다. 조각난 단서들을 모으고, 숫자와 그림, 각종 상징으로 이루어진 암호를 풀어 가는 과정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미경 <씨네21> 기자 friendlee@cine21.com 사진 엠비시드라마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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