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SBS 노조가 26일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다음 주로 예정된 연말 시상식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비상이 걸렸다.
각 방송사는 해마다 연말이면 드라마, 연예 분야에 대한 시상식과 함께 한해 가요계를 결산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해왔다. 1년에 한 번 나가는 프로그램인데다 연기자와 가수 등을 상대로 한 특집 프로그램이어서 각 방송사는 역량을 총동원하며 공을 들여왔다.
이런 특성상 이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의 몇 배에 달하는 제작인력이 투입돼야 하는데 파업으로 투입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맞았다.
MBC는 29일 방송연예대상, 30일 연기대상, 31일 가요대제전을 잇따라 내보낼 예정이며, SBS는 29일 가요대전, 30일 방송연예대상, 31일 연기대상을 방송한다.
MBC 예능국의 한 PD는 "연말 시상식은 수십 명의 제작인력이 집중 투입되는 프로그램이라 일선 PD를 비롯한 기술관련 노조원 직원들이 한꺼번에 빠지면 정상 제작이 쉽지 않다"며 "대체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제작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가요 프로그램이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넓은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 등 고도의 연출 기술이 동원돼야 하고 많은 가수들이 출연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MBC 예능국의 한 간부는 "일단 연말 프로그램 세 개를 모두 제작한다는 방침은 세웠다"며 "다만 제작 과정에는 여러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에 세 프로그램 모두 제대로 방송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노조원만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SBS는 MBC보다는 형편이 낫다. 하지만 SBS 노조도 투쟁의 수위를 높여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작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심석태 SBS 노조위원장은 "한나라당과 국회의 상황을 봐 가면서 투쟁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일선 제작 인력도 파업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에 연말 시상식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