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의 총파업 선언에 따른 방송사들의 파업이 27일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MBC의 일부 프로그램 방송 시간이 축소되고 재방송 편성이 시작되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MBC는 이날 오전 '뉴스투데이 1부'(6시)와 '뉴스투데이 2부'(7시) 사이인 오전 6시25분에 '공감 특별한 세상'의 재방송을 편성해 방송했다. '뉴스투데이'는 평소 오전 6시에 1부가 나간 후 곧바로 6시30분에 2부가 이어졌지만 노조원 기자들의 파업으로 뉴스 아이템이 부족해지자 뉴스 시간을 줄이고 재방송을 투입했다.
MBC는 또 '뉴스데스크'에 이어 방송되는 '스포츠뉴스'를 아예 편성에서 제외했다. 26일 밤 스포츠 뉴스는 '뉴스데스크' 앵커의 코멘트로 처리됐으며 이에 따라 주말 '뉴스데스크'와 '스포츠뉴스'의 방송 시간은 전체적으로 10분 가량 줄어들게 됐다.
프로그램 전체가 다른 방송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생겼다. 27일 밤에 방송하려던 '뉴스 후'는 '결방'되고 대신 '해외걸작 다큐멘터리 100세 청춘의 비밀'이 전파를 탄다.
또 노조원 아나운서가 대거 빠짐에 따라 간부급 비노조원 아나운서들이 진행자로 긴급 투입되고 있다. 전 아나운서 국장인 성경환 아나운서는 26일 밤 김주하 앵커를 대신해 'MBC 뉴스 24'의 마이크를 잡았고, 부장급인 이윤재 아나운서는 'MBC 뉴스와 경제' 등에 투입됐다.
하지만 '무한도전'(27일 오후 6시25분), '명랑 히어로'(27일 오후 10시35분), '일요일 일요일 밤에'(28일 오후 5시10분) 등 주요 주말 예능 프로그램은 정상적으로 전파를 탄다. 이 프로그램들은 제작진들이 26일 파업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만들어 놓은 것들이다.
다만 다음 주부터는 예능 프로그램의 상당수도 재방송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한도전'의 경우 내달 초 봅슬레이 특집편을 촬영하려고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파업으로 보류됐다. 방송 촬영 차질 소식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난에는 제작진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글들이 이어졌다.
MBC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신촌, 명동, 대학로 등에서 파업의 정당성을 담은 유인물을 시민에게 나눠주는 가두 홍보전에 참여했다.
한편 SBS, CBS, EBS 노조도 파업 동참을 선언했으나 아직까지는 방송에 큰 차질이 생기지 않고 있다.
SBS 노조는 이번 파업에 동참한다는 원칙은 그대로 지켜나가면서 진행자들이 검은색에 가까운 의상을 입는 '블랙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CBS는 지금까지 부분 파업을 벌였기 때문에 방송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으나 30일부터는 제작진도 파업에 참여하는 전면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역시 부분 파업을 벌여온 EBS도 전면 파업으로 파업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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