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짜리 뮤직비디오…주인공은 지구

<그린 콘서트>(한국방송 1TV)

31일 10시 KBS1 ‘그린 콘서트’

올해의 마지막 밤,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교향악이 울려 퍼진다. 31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그린 콘서트>(한국방송 1TV)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환경 음악 다큐멘터리다. <환경 스페셜>과 <케이비에스 스페셜> 등 한국방송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지구의 해’를 맞아 지난 1년 동안 촬영한 영상에 음악을 입혀 만들었다. 50분짜리 ‘뮤직비디오’인 셈이다.

교향악은 총 네 악장으로 구성된다. ‘1악장 푸른 별 지구’에선 모든 생명의 어머니 지구의 강인한 아름다움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흐르는 가운데 펼쳐진다. ‘2악장 에덴으로부터’는 그 지구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빚어낸 장대한 서사시다. 영화 <미션>과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가 넘치는 생명의 기운을 웅변한다.

‘3악장 재앙의 전주곡’은 지구의 아름다움을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존재, 인간에 대한 고발과 성찰이다.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으로 고통받는 지구의 모습이, 영화 <지옥의 묵시록> 삽입곡인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에 실려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4악장 지구를 위한 합창’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레스터 브라운 지구정책연구소장 등의 지구의 미래를 염려하는 목소리와 생태주의 뮤직 퍼포먼스 그룹 ‘노리단’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교향악의 지휘자는 <환경 스페셜> 팀장으로 있었던 이장종 피디다. 이 피디는 지구 생명의 근원인 ‘물’의 순환을 모티브로 이 장대한 교향곡을 썼다. 권기수 작가의 캐릭터 ‘동구리’가 하늘과 땅, 강과 바다를 거쳐 다시 하늘로 여행하는 동안, 화면엔 녹아내리는 북극의 빙하와 사하라의 모래폭풍, 세네갈의 들판을 습격한 메뚜기떼, 멕시코만의 고래 등 한국방송 다큐팀이 세계 각지에서 포착한 ‘위험의 징후’들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이 피디는 “지구가 처한 현실을 말로 설명하기보다 애니메이션과 영상을 조합한 ‘시각적 판타지’로 전하려 한다”며 “<환경 스페셜>을 통해 절망적인 상황을 호소해 왔지만, 한편으론 시작이 해결의 출발이라는 믿음으로 다큐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씨네21> 기자 [e-mail]

사진 한국방송 제공

[한겨레 주요기사]

▶ 협상 결렬되자 ‘경호권’…날치기 통과 임박

▶13편 동화마다 장애 날린 ‘13개 희망’

▶‘가자 공습’ 미국만 이스라엘 편들기

▶정태춘 노래30년…길손처럼‘웅숭깊은 감성’”

▶ 사천왕사터 신장상 ‘반쪽 몸’ 된 사연

▶한국근대미술에게 묻고 답하다

▶[곽병찬칼럼] ‘못난 놈들아, 이제 다시 시작이다’

▶[세상읽기]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다” / 김선우

▶검찰이 뽑은 사기·황당 사건/효리 이름팔아 억대챙긴 사기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