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석(48)
‘너는 내 운명’ 의 시어머니 역 양금석
“할 말 없다니까요.”
지난 30일 전화로 만난 중견 연기자 양금석(48)의 목소리는 고되고 힘겨워 보였다. ‘막장 드라마’로 비난 받는 한국방송의 <너는 내 운명>에서 ‘독한’ 시어머니로 출연 중인 그는 스스로 자기 캐릭터에 몰입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게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며 “쉬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자신의 인터뷰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가야 하는 배우의 숙명”을 이야기했다.
거짓 실어증, 상식 밖 시집살이, 백혈병 등…. 양금석이 연기로 소화해온 극중 시어머니의 극단적 내력은 <너는 내 운명>이 낳은 막장 논란의 중심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최근 59회를 방송한 한국방송 1TV의 수요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에서는 시집살이하는 종갓집 큰며느리 역을 맡아왔다.
“굳이 말하자면 만화적 캐릭터예요. 시어머니 민정의 악행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죠. 요즘은 오히려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 보는 상황이 더 많아진 현실이잖아요?”
독한 시어머니 설정 논란에 대해 물었다. 한숨부터 들려왔다.
“상황 설정이 억지스럽다거나 부담스럽다고 느끼기 시작하면 연기자들은 끝이 없어요. 그것이 숙명이겠죠. 연극무대처럼 미리 대본이 정해진 게 아니고 시청률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서 ‘쪽대본’ 나오는 드라마를 하는 한 그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구요. 최대한 민정의 역할에 나 자신을 녹이려 하는데…. 그게 힘들 뿐입니다.”
젊은 연기자들의 태도에 대해 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점점 격앙됐다.
“훈련 안 된 연기자들이 예전보다 유난히 많아요. 시간에 쫓기는 제작 시스템 문제라고 하기엔…. 시청자들에게 사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죠. 기초도 다져지지 않은 사람을 연기자라고 세운다는 게….”
그는 “젊은 연기자들이 시청자들의 연기력 지적에 대해 적극 받아들이고 반성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내가 그들 상대역으로 앞에 서면 힘들고 답답할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너는 내 운명>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그 이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당분간 아무 생각 없이 <산너머 남촌에는>에 집중하고 싶을 뿐입니다.” 하어영 기자
그는 “젊은 연기자들이 시청자들의 연기력 지적에 대해 적극 받아들이고 반성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내가 그들 상대역으로 앞에 서면 힘들고 답답할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너는 내 운명>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그 이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당분간 아무 생각 없이 <산너머 남촌에는>에 집중하고 싶을 뿐입니다.” 하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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