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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인간도 감동시킬 ‘뿔논병아리 내리사랑’

등록 2009-01-13 18:14

KBS1 ‘환경스페셜’ 14일 밤 공개
2007년 12월, 기름 범벅이 돼 처참하게 망가진 새 한 마리가 여러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사고가 터졌다. 온 국민의 가슴을 쓰리게 했던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날벼락을 맞은 새의 이름은 뿔논병아리였다.

논병아리목 논병아리과에 속하는 뿔논병아리는 시베리아 등 대륙에서 여름을 보내고,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화호 등 우리 주변에서 사계절 볼 수 있는 ‘텃새’가 됐다.

자기 이름을 내건 ‘생명이야기’를 통해 연어 등 집단을 이뤄 사는 동물들의 생태(<집단의 힘> 지난해 6월4일 방영)와 물꿩·동갈돔 등 수컷들의 부성애(<야생의 반쪽, 수컷> 지난해 10월15일 방영)를 소개해 온 신동만 한국방송 피디가 세 번째 이야기 주제 ‘뿔논병아리’와 함께 돌아왔다. 신 피디는 14일 밤 10시 한국방송(1TV) <환경스페셜-뿔논병아리의 선물>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뿔논병아리의 지독한 내리사랑을 소개한다.

뿔논병아리의 특기는 춤이다. 짝을 만나면 마주보며 하트 모양을 그리는 춤을 춘다. 그렇게 짝짓기가 끝나면 갈대와 부들을 이용해 물 위에 지름 1m 크기의 둥지를 짓는다.

뿔논병아리는 갓 태어난 새끼에게 자신의 깃털을 뽑아 먹인다. 새끼가 주식인 물고기를 먹고 ‘펠릿’(맹금류들이 입을 통해 토해내는 동물의 뼈나 가시 등의 찌꺼기)을 쉽게 토해 내도록 돕기 위해서다. 신동만 피디는 “맹금류의 경우 동물의 털이 펠릿을 뱉어낼 때 안전판 역할을 하지만, 물고기는 털이 없어 어미가 자신의 털을 뽑아 먹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뱀의 침입으로 부모가 포기한 알을 제작진이 인공 부화시킨 뒤 어미 앞에 풀어놓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새끼를 받아들이는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신 피디는 “가족이 점점 붕괴되는 요즘 같은 때 자식을 위한 뿔논병아리의 희생정신이 큰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태안 앞바다의 뿔논병아리는 구조된 지 이틀 만에 숨졌다. 그때 그 뿔논병아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둥지에 남은 새끼들을 위해 열심히 물속을 헤치고 있진 않았을까.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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