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1 ‘환경스페셜’
28일밤 한국방송1 ‘환경스페셜’
아직 한반도 깊은 산골짝에는 청설모·수달·멧돼지·고라니·산양 같은 야생동물이 산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부쩍 줄어든 먹잇감과 매서운 추위로 야생동물들은 갑작스레 생사의 기로에 놓인다. 그뿐 아니다. 눈 위에 남겨진 발자국을 추적하는 인간의 탐욕은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가장 큰 적이다.
한국방송(1TV)은 28일 밤 10시 방영하는 <환경스페셜> ‘한반도 야생의 겨울’에서 겨울을 맞아 질긴 생명의 끈을 이어가는 야생동물들의 악전고투를 보여준다. 얼핏 보면 다람쥐와 닮은 청설모는 늦가을 잣을 땅에 묻는다. 먹잇감이 부족한 겨울에 찾아 먹기 위해서다. 청솔모에게 잣은 영양가 높은 겨울 식량이다. 사람들은 잣을 먹는다는 이유로 청설모를 숲에서 몰아내려 한다.
수달은 밤에 활동하는 대표적인 야행성 동물. 허기에 지친 수달은 얼음 위에 모습을 드러낸 황소개구리를 덮치는 과감한 ‘대낮 작전’을 감행한다. 얼음이 깨지는 비상 상황에서도 수달은 황소개구리를 재빨리 해치우고 능숙하게 몸을 숨긴다. 수달과 비슷하게 생긴 또다른 포유류가 카메라에 잡힌다. 주인공은 대형 설치류인 뉴트리아. 뉴트리아는 아열대기후 지역인 남미 출신이지만, 어느새 한국의 겨울 추위에 완전히 적응을 끝냈다.
노부부 한 가구가 외롭게 지키는 태백산 깊은 골짝으로 멧돼지가 찾아온다. 노부부는 멧돼지를 말동무 삼아 매일 먹이를 준다. 그러나 멧돼지가 찾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밀렵꾼들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결국 멧돼지는 죽고 만다. 인간과 자연의 화해는 가능한 일일까. 숨진 멧돼지가 묻는 듯하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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